이형택이 2일(한국시각) 재개된 윔블던테니스 남자단식 32강전(3회전)에서 토마스 베르디흐(체코)의 서브를 받아내고 있다. 런던/AP 연합
베르디흐와 접전 두번 타이브레이크서 무릎
윔블던 16강은 정녕 오르지 못할 고지였을까.
한국 테니스의 간판 이형택(31·삼성증권·세계 51위)이 윔블던 4라운드(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형택은 2일 저녁(한국시각) 영국 런던 근교 올 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3라운드(32강)에서 7번 시드의 토마스 베르디흐(체코·11위)를 맞아 분전했지만, 0-3(4:6/6:7/6:7)으로 패했다.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지만 내용 면에서는 전혀 베르디흐에게 밀리지 않았다. 30일 경기가 우천으로 중단된 뒤 2세트 3-2로 앞선 상황에서 이날 경기를 재개한 이형택은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착실히 따내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6-5로 앞서나가다 상대 서비스 게임을 뺏어오지 못하면서 6-6 동점을 허용한 뒤 타이브레이크(2-7)에서 세트를 내줬다.
2세트 50분 동안의 혈투 끝에 다 잡은 세트를 놓친 이형택은 힘이 빠졌는지 3세트에서 베르디흐의 서브를 거의 받아내지 못하며 일방적으로 끌려갔다. 그러나 2-5로 몰린 상황에서 3게임을 내리 따냈고 결국 듀스까지 만들었으나 또다시 타이브레이크(3-7)에서 무릎을 꿇었다. 상대 서브에 밀렸던 게 결정적 패인이었다. 베르디흐의 서브 에이스는 15개였지만 이형택의 서브 에이스는 2개에 그쳤다.
이형택은 호주오픈 1라운드 때도 베르디흐에게 0-3 완패를 당한 바 있다. 비록 설욕에는 실패했지만, 6번의 도전 끝에 한국 선수 최초로 최고 권위의 윔블던 3라운드를 밟은 것은 이번 대회 가장 큰 수확이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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