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위)과 소치(가운데), 잘츠부르크(아래) 유치위원회 관계자들이 3일(한국시각)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겨울올림픽 개최 비전 등을 설명하고 있다. 과테말라시티/연합뉴스
‘평창의 운명’ 5일아침 판가름
2차 갈 경우 부동표에 달려
유럽표 흡수에도 기대 걸어 “아프리카와 중남미 대륙 표심을 잡아라!” 2014년 겨울올림픽 개최지는 아프리카와 미주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37명의 표가 가를 전망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3일(한국시각) 최종 발표한 개최지 결정 투표에 참가하는 위원은 97명. 투표권을 가진 102명 중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뉴질랜드·리히텐슈타인·인도·스웨덴의 IOC 위원이 불참했다. 따라서 1차 투표에서 과반수인 49표를 얻으면 개최지가 확정된다. 3일 현재 판세를 종합해 보면 △평창 30~35표 △소치 25~30표 △ 잘츠부르크 10~15표로 분석되고 있다. 20~30표에 이르는 부동표의 향방에 따라 얼마든지 결과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확실한 지지층은 평창의 경우 아시아, 소치는 동유럽, 잘츠부르크는 서유럽 국가로 추정된다. 아프리카와 미주 대륙은 평창과 소치가 서로 우세를 장담하는 곳. 두 대륙 위원은 단 한명의 불참자도 없이 37명 전원이 과테말라에 올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두 대륙은 4년 전 평창을 확실하게 지지했던 곳”이라며 “이번에도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두 대륙 IOC 위원들이 석유자본을 앞세운 러시아의 소치쪽으로 급속히 기울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평창유치위 관계자는 “두 대륙의 소치 이동을 어떻게 막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유럽 대륙은 잘츠부르크의 우세 속에 2차 투표에서 평창 지지가 기대되는 곳이다. 특히 애초 어렵다고 했다가 참석한 4~5명의 유럽 IOC 위원들이 2차 투표에서 평창을 지지해 줄 것으로 유치위는 내심 바라고 있다.
불참한 IOC 위원 5명의 면면은 평창에게 불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5명 중 4명은 확실하게 평창으로 분류된 표가 아니었다. 특히 인도는 아시아 대륙이지만 2012년 아시아경기대회 유치 경쟁에 따른 앙금이 남은 나라다.
유치위 관계자는 “세 후보도시 모두 1차에서 49표 이상을 얻기는 힘들 것”이라며 “2차 투표에서 부동표를 얼마나 흡수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과테말라시티/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IOC 위원 97명 ‘무기명 전자투표’
9표 넘는곳 없으면 1·2위 재투표
개최지 결정 투표 어떻게
5일 아침 6시(한국시각) 과테말라시티 웨스틴 카미노호텔 제119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장. 세 후보도시의 프리젠테이션이 끝나고 1시간 동안 휴식을 취한 IOC 위원들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이어 이가야 치하루 IOC 조사평가위원장의 현지실사 결과보고가 30분 가량 진행된다. 지난달 4일 발표된 평가보고서에서는 평창과 잘츠부르크가 ‘엑설런트’(excellent), 소치는 이 보다 한단계 낮은 ‘베리 굿’(very good)을 받았다. 하지만 이가야 위원장은 관례에 따라 ‘세 후보도시 모두 올림픽을 치르는데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여러분들이 현명한 판단으로 최종 개최지를 선정해 주기 바란다’라는 식으로 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가야 위원장의 현지실사 보고가 끝나면 아침 6시30분. 이때 우르스 라코테 IOC 사무총장이 투표 방법을 설명한 뒤 투표권을 가진 IOC 위원 97명에게 각각 전자투표 단말기를 나눠준다. 이들은 단말기를 점검하기 위해 1~2차례 시험투표를 한 뒤 곧바로 단말기에 손을 올리고 개최지 선정 투표에 들어간다.
IOC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당시 열렸던 총회부터 전자투표를 도입했기 때문에 1차 투표는 순식간에 끝난다. 우리나라 국회는 회의장 앞쪽에 설치된 전광판 이름에 찬반여부가 표시되는 기명 투표지만, IOC 총회 투표는 철저히 무기명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인 49명을 넘는 후보도시가 나오지 않으면 곧바로 1-2위 도시간 2차 투표에 들어간다. 그 간격은 불과 수십초다. 라코테 사무총장의 간단한 설명이 끝나면 곧바로 운명을 결정짓는 2차 투표가 실시된다. 개최지를 결정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3~5분.
만약 2차 투표에서 두 후보도시가 똑같은 표를 얻으면 자크 로게 위원장이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다. 과거 IOC 총회에서는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위원장 시절 동점표가 나온 적이 한번 있지만 사마란치 위원장은 직접 결정하지 않고 집행위원회에 권한을 위임했었다.
개최지가 확정되면 IOC 위원들과 후보도시 유치대표단은 인근 레알인터콘티넨탈호텔로 자리를 옮겨 아침 8시 정각 로게 위원장이 개최도시를 발표한다.
과테말라시티/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소치 ‘깜짝카드’땐 맞불
현지 이모저모 ◇…방재흥 평창유치위 사무총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소치가 프리젠테이션에서 ‘깜짝 제안’을 한다면 곧바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IOC 규정에는 후보도시가 지난해 제출한 유치계획서(Bid File) 내용 이외의 제안을 프리젠테이션에서 할 수 없도록 못박고 있다. 방 총장은 “소치가 가장 먼저 프리젠테이션을 한다. 만약 들어보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IOC에 곧장 항의하겠다. 그럼에도 IOC가 깜짝 제안을 문제삼지 않는다면 우리 역시 프리젠테이션에서 새로운 제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소치의 겨울올림픽 유치를 사실상 진두지휘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후 전용기를 타고 과테말라시티 라아우로라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로써 1일 구젠바워 오스트리아 총리, 2일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세나라 정상이 모두 과테말라에 입국했다.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평창이 2014년 겨울올림픽을 유치한다면 이미 발표한 대로 남북한 단일팀이 성사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비행기가 3시간이나 연착되는 바람에 밤늦게 숙소에 여장을 푼 장 위원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동료 IOC 위원들을 만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현재 판세에 대해선 “여기 오기 전까지는 평창이 우세하다고 봤는데 현지에서 얘기를 들어보니 박빙인 것 같다”고 했다. ◇…이건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평창유치단 본부숙소인 과테말라시티 홀리데이인호텔을 방문해 종합상황실에서 일하고 있는 유치단을 격려한 뒤 겨울올림픽 유치에 따른 국민적·경제적 효과를 다시 강조했다. 그는 “평생 사업을 하면서 대개 예측이 가능했는데 이번 만큼은 정말 어렵다”며 “방심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치가) 잘만 된다면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 3만달러 고지로 가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과테말라시티/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유럽표 흡수에도 기대 걸어 “아프리카와 중남미 대륙 표심을 잡아라!” 2014년 겨울올림픽 개최지는 아프리카와 미주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37명의 표가 가를 전망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3일(한국시각) 최종 발표한 개최지 결정 투표에 참가하는 위원은 97명. 투표권을 가진 102명 중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뉴질랜드·리히텐슈타인·인도·스웨덴의 IOC 위원이 불참했다. 따라서 1차 투표에서 과반수인 49표를 얻으면 개최지가 확정된다. 3일 현재 판세를 종합해 보면 △평창 30~35표 △소치 25~30표 △ 잘츠부르크 10~15표로 분석되고 있다. 20~30표에 이르는 부동표의 향방에 따라 얼마든지 결과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확실한 지지층은 평창의 경우 아시아, 소치는 동유럽, 잘츠부르크는 서유럽 국가로 추정된다. 아프리카와 미주 대륙은 평창과 소치가 서로 우세를 장담하는 곳. 두 대륙 위원은 단 한명의 불참자도 없이 37명 전원이 과테말라에 올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두 대륙은 4년 전 평창을 확실하게 지지했던 곳”이라며 “이번에도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두 대륙 IOC 위원들이 석유자본을 앞세운 러시아의 소치쪽으로 급속히 기울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평창유치위 관계자는 “두 대륙의 소치 이동을 어떻게 막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유럽 대륙은 잘츠부르크의 우세 속에 2차 투표에서 평창 지지가 기대되는 곳이다. 특히 애초 어렵다고 했다가 참석한 4~5명의 유럽 IOC 위원들이 2차 투표에서 평창을 지지해 줄 것으로 유치위는 내심 바라고 있다.
투표 참가 IOC위원 현황
IOC 위원 97명 ‘무기명 전자투표’
9표 넘는곳 없으면 1·2위 재투표
개최지 결정 투표 어떻게
7월 5일 (한국시각)
소치 ‘깜짝카드’땐 맞불
현지 이모저모 ◇…방재흥 평창유치위 사무총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소치가 프리젠테이션에서 ‘깜짝 제안’을 한다면 곧바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IOC 규정에는 후보도시가 지난해 제출한 유치계획서(Bid File) 내용 이외의 제안을 프리젠테이션에서 할 수 없도록 못박고 있다. 방 총장은 “소치가 가장 먼저 프리젠테이션을 한다. 만약 들어보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IOC에 곧장 항의하겠다. 그럼에도 IOC가 깜짝 제안을 문제삼지 않는다면 우리 역시 프리젠테이션에서 새로운 제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소치의 겨울올림픽 유치를 사실상 진두지휘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후 전용기를 타고 과테말라시티 라아우로라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로써 1일 구젠바워 오스트리아 총리, 2일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세나라 정상이 모두 과테말라에 입국했다.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평창이 2014년 겨울올림픽을 유치한다면 이미 발표한 대로 남북한 단일팀이 성사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비행기가 3시간이나 연착되는 바람에 밤늦게 숙소에 여장을 푼 장 위원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동료 IOC 위원들을 만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현재 판세에 대해선 “여기 오기 전까지는 평창이 우세하다고 봤는데 현지에서 얘기를 들어보니 박빙인 것 같다”고 했다. ◇…이건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평창유치단 본부숙소인 과테말라시티 홀리데이인호텔을 방문해 종합상황실에서 일하고 있는 유치단을 격려한 뒤 겨울올림픽 유치에 따른 국민적·경제적 효과를 다시 강조했다. 그는 “평생 사업을 하면서 대개 예측이 가능했는데 이번 만큼은 정말 어렵다”며 “방심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치가) 잘만 된다면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 3만달러 고지로 가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과테말라시티/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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