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나 윌리엄스(미국)가 2일(한국시각) 올 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여자단식 16강전 도중 왼쪽 장딴지에 경련이 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윔블던/AP 연합
다리 경련 서리나, 시간 벌어 8강행
나달은 경기 연기돼 3일연속 강행군
나달은 경기 연기돼 3일연속 강행군
비에 웃고, 비에 운다.
미드선데이 휴식일(1일·한국시각·대회 중간에 낀 일요일은 경기를 하지 않는 윔블던대회 전통)을 빼고 윔블던 테니스대회가 열린 8일 동안 비가 내리지 않은 날은 단 하루뿐이었다. 이 때문에 경기가 지연되거나 순연되는 경우가 태반이었고, 이로 말미암아 선수들의 희비도 갈리고 있다.
비로 가장 큰 혜택을 입은 선수는 서리나 윌리엄스(미국·세계 8위). 윌리엄스는 여자단식 16강전에서 다니엘라 한투호바(슬로바키아·12위)와 2세트 타이브레이크 접전 도중 장딴지 근육에 경련이 왔다. 경기가 계속 이어졌을 경우 기권까지도 생각해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때마침 비가 내려 경기가 2시간 지연됐고 윌리엄스는 근육을 풀어줄 수 있는 시간을 벌어 결국 3세트를 따내고 8강에 올랐다. 윌리엄스는 “(경련이 왔을 때) 나는 움직일 수도 없었다. 확실히 비가 나를 구했다”고 말했다.
반대로 비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선수는 올해 프랑스오픈 우승자인 라파엘 나달(스페인·세계 2위). 나달은 3라운드(32강전) 로빈 소델링(스웨덴·28위)과의 경기를 나흘 동안 치렀다. 애초 6월30일 치르기로 돼 있던 경기는 비 때문에 연기됐고, 2일·3일 경기도 비로 중단됐다. 4일 경기가 속개돼 3-2(6:4/6:4/6:7/4:6/7:5)로 승리했지만 경기 일정이 빠듯해 나달은 앞으로 3일 연속 경기를 치러야 할 판이다. 경쟁자인 로거 페더러(스위스·1위)가 16강전(상대 선수 기권)도 치르지 않고 나흘 동안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속이 상할 만도 하다.
그랜드슬램 우승자는 하늘이 점지한다고 했다. 과연 누구에게 우승을 안겨주기 위해 윔블던의 하늘은 연일 빗방울을 흩뿌리는 것일까.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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