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치 주민들이 5일(한국시각)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지로 확정됐다는 발표가 나자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소치/AP 연합
봄·겨울 공존 자연환경은 최적
러시아 소치는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 후발주자였다. 평창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가 2010년 겨울올림픽 유치 실패 뒤 재수에 나선 반면, 소치는 2005년 7월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2012년 여름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직후였다.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시설 면에서는 다른 두 도시에 비해 한참 뒤쳐진다.
소치에는 현재 올림픽을 치를 수 있는 경기장이 하나도 없다. 1998년과 2002년 두차례 겨울올림픽 유치에 나섰다가 떨어진 것도 옛 소련 때 만든 낙후된 경기장 시설 때문이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프레젠테이션에서 “소치 개발과 경기장 확충을 위해 120억달러(11조원)를 이미 할당해뒀으며 올림픽에 맞춰 경기장은 모두 완공될 것”이라고 공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마찰을 빚어온 소치였기에 푸틴 대통령은 “친환경적인 면을 최대한 고려한 개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치 유치위원회는 시내에서 약 25㎞ 정도 떨어진 곳에 빙상경기장과 선수촌, 국제방송센터(IBC) 및 메인프레스센터(MPC)가 모여있는 올림픽파크를 건립하고 스키경기장 등은 크라스나야 폴리야나 산악지대에 만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시설적인 면을 배제하면 소치는 겨울스포츠를 위한 최적의 장소로 꼽을 수 있다. 소치는 수도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약 1500㎞ 떨어진 흑해 연안의 도시로, 푸틴 대통령이 “소치는 한날 한시에 해변가에서는 봄을, 산에서는 겨울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한 것처럼 수영과 스키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겨울올림픽 동안 한쪽에서는 스포츠를, 다른 한쪽에서는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소치에는 또 평창에서는 보장할 수 없는 코카서스산맥의 자연설이 있다.
유치위는 “소치를 중심으로 한 흑해 연안을 러시아의 겨울스포츠 허브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서 계획의 50%는 달성한 셈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연합뉴스
1980년(제13회) 이후 겨울올림픽 개최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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