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평창군청에 모여 유치기원 행사를 갖던 군민들이,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2014년 겨울올림픽 개최지로 ‘소치’를 선언하는 장면을 대형화면을 통해 보는 순간, 실망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평창/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자국 올림픽 생각하는 아시아
러시아 자본에 넘어간 아프리카
막판 뒤집었다 평창은 왜 또 무너졌을까? 소치는 세 후보도시 중 가장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들에겐 권력과 돈이 있었다. 국제사회 영향력이 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진두지휘했고, 거대 석유자본 가즈프롬이 제3세계를 포섭하는데 성공하며 역전승을 일궈냈다. 평창은 일본·중국 등 아시아를 기반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 표를 차곡차곡 다졌다. 그러나 이들을 끝까지 믿었던 것은 착각으로 드러났다. 일본과 중국은 각각 2016년 여름,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평창이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에 성공한다면, 두 나라의 계획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간다. 국제스포츠계에 관행처럼 남아있는 ‘대륙별 순환개최와 안배’의 관행 때문이다. 그러나 평창유치위원회는 두 나라 IOC 위원 4명을 끝까지 지지 또는 우호세력으로 분류했다. 4년 전 평창에 절대지지를 보냈던 아프리카의 이탈은 더 충격적이다. 소치는 37표를 가진 아프리카와 중남미에 막대한 지원을 약속하며 표심을 사로잡았다. 평창은 이번에도 유럽표 끌어안기에 실패했다. 평창은 4년 전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2차투표 전략을 보수성향 유럽표 공략에 맞췄다. 4년 전에 견줘 2차투표 득표는 조금 올랐지만, 그렇다고 결과가 바뀌진 않았다. 유럽표 겨냥 2차투표 전략 한계 부딛혀
겨울올림픽 기반 취약한 점도 패인 꼽혀
반면, 11개 경기장을 비롯해 각종 이권사업이 많은 소치는 가즈프롬을 앞세워 부동표 흡수에 성공했다. 특히 지리적으로 가까운 유럽과 아프리카를 공략하는데 더없이 좋은 카드로 활용됐다.
평창 실패의 내부원인으로는 겨울올림픽 기반이 너무 취약한 점이 우선 꼽힌다. 소치는 이런 평창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역대 겨울올림픽 메달 수를 보면, 러시아는 293개, 한국은 31개다. 소치는 프레젠테이션에서 “러시아는 겨울올림픽 강국이지만 올림픽을 한번도 개최하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해 인천의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대구의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잇따른 유치에 따른 ‘싹쓸이 견제심리’도 크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 IOC 위원들 설득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많다. 유치위 관계자는 “평창은 최선을 다했지만, 철저하게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국제스포츠계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과테말라시티/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러시아 자본에 넘어간 아프리카
막판 뒤집었다 평창은 왜 또 무너졌을까? 소치는 세 후보도시 중 가장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들에겐 권력과 돈이 있었다. 국제사회 영향력이 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진두지휘했고, 거대 석유자본 가즈프롬이 제3세계를 포섭하는데 성공하며 역전승을 일궈냈다. 평창은 일본·중국 등 아시아를 기반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 표를 차곡차곡 다졌다. 그러나 이들을 끝까지 믿었던 것은 착각으로 드러났다. 일본과 중국은 각각 2016년 여름,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평창이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에 성공한다면, 두 나라의 계획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간다. 국제스포츠계에 관행처럼 남아있는 ‘대륙별 순환개최와 안배’의 관행 때문이다. 그러나 평창유치위원회는 두 나라 IOC 위원 4명을 끝까지 지지 또는 우호세력으로 분류했다. 4년 전 평창에 절대지지를 보냈던 아프리카의 이탈은 더 충격적이다. 소치는 37표를 가진 아프리카와 중남미에 막대한 지원을 약속하며 표심을 사로잡았다. 평창은 이번에도 유럽표 끌어안기에 실패했다. 평창은 4년 전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2차투표 전략을 보수성향 유럽표 공략에 맞췄다. 4년 전에 견줘 2차투표 득표는 조금 올랐지만, 그렇다고 결과가 바뀌진 않았다. 유럽표 겨냥 2차투표 전략 한계 부딛혀
겨울올림픽 기반 취약한 점도 패인 꼽혀
2014년 겨울올림픽 투표 결과
올해 인천의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대구의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잇따른 유치에 따른 ‘싹쓸이 견제심리’도 크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 IOC 위원들 설득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많다. 유치위 관계자는 “평창은 최선을 다했지만, 철저하게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국제스포츠계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과테말라시티/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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