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운(오른쪽) 한국야구위원회 심판위원이 19일 서울 신사동 한 식당에서 심판위원 26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심판 파벌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일성 총장이 파벌 조장”…3분의 2 동참에 경기파행 불가피
심판들의 파벌 싸움에 프로야구가 비상이 걸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허운 심판은 19일 자신을 지지하는 심판위원 25명과 기자회견을 열어 “하일성 야구위원회 사무총장이 20일 경기 전까지 두 쪽으로 갈린 심판진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파업의사를 밝혔다. 허 심판은 “지난해 5월 부임한 하 총장이 관례를 깨고 심판진 인사에 간여하면서 파벌이 조성됐다”며 “야구위원회가 사태의 근본 원인은 덮어둔 채 김호인 위원장과 자신들에게 득이 되는 약속만을 남발했다”고 주장했다.
허운 심판은 올해 초 김호인 전 심판위원장의 심판 배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 8명과 함께 집단행동을 하려다 2군 강등과 연봉 15% 삭감 징계를 받았다. 그런데 야구위원회 신상우 총재는 15일 김호인 위원장에게 허 심판의 1군 복귀를 지시했고, 김 위원장이 이를 거부하자 그를 경질시켰다.
문제는 야구위원회가 여론을 살피다 다시 허 심판을 2군으로 돌려보냈고, 결국 이에 격분한 허 심판이 파업을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허운 심판은 “경질된 김 위원장이나 파동의 중심에 선 나나 심판진 모두가 피해자”라며 “야구위원회의 원칙 없는 행정 탓에 심판들이 분열됐다”고 강조했다.
야구위원회는 심판들의 집단 행동에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을 보였다. 이상일 야구위원회 본부장은 “집단 행동엔 반드시 징계가 따를 것”이라며 “만약 이들이 경기를 보이콧하더라도 20일부터 시작되는 후반기는 정상적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심판위원회에 소속된 심판은 위원장을 제외하고 모두 35명. 허운 심판 등이 경기에 나서지 않더라도 1군 경기는 꾸려갈 수 있지만 2군 경기는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현철 기자, 연합뉴스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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