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m 동메달 박태환 ‘베이징올림픽에선 금메달’
5개월전 대회보다 5초 줄여…해킷 우승 ‘이름값’
“턴기술·실전감각 보완하면 베이징 금 가능성” 박태환(경기고3)은 1989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19살이다. 아직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그의 우상 그랜트 해킷(27·호주)은 1997년 17살에 세계무대를 제패했다. 그로부터 4년 뒤 해킷은 남자자유형 1500m 세계신기록(14분34초56)을 세웠다. 박태환의 전성기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는 셈이다. 지난 3월 세계선수권 이후 5개월 만에 부쩍 늘어난 박태환의 실력이 이를 증명한다. 23일 일본 지바에서 열린 2007 일본국제수영 남자 자유형 1500m에서도 그 사실이 입증됐다. 3번 레인에서 출발한 박태환은 5개월 전보다 5초 정도를 줄인 14분58초43의 기록(3위)으로 골인점을 찍었다. 자신 최고기록이자 아시아기록인 14분55초03엔 못 미쳤지만, 예선탈락했던 세계선수권(15분03초62)보다 나은 기록이다. 비록 해킷(14분48초70)과 마테우시 사우리모비치(14분50초72·폴란드)에 이은 3위였지만, 이들 셋 중 유일하게 박태환이 세계선수권보다 기록을 단축시켰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줄곧 선두권을 유지하다 1300m 근처에 이르러 뒤처지기 시작하는 모습은 이날도 반복됐다. 600m 지점부터 해킷(6번 레인) 사우리모비치(4번 레인)와 나란히 질주하던 박태환은 1200m 지점부터 해킷이 치고 나가자 1m 가까이 멀어졌고, 1300m 지점에 이르자 2m 이상 뒤처졌다. 세계선수권 예선에서 보여준 레이스와 비슷한 형태였다. 세계선수권 예선탈락을 경험한 박태환은 물리치료사·트레이너 등 후원사 ‘스피도’의 지원 아래 전담팀을 꾸려 4월부터 강도높은 훈련을 해왔다. 21일 열렸던 자유형 400m 우승 장면에서 확인한 순간적인 힘은 타고난 유연성과 다져진 근력의 결과다. 박태환은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자유형 400m에 필요한 근력을 유지하면서 1500m를 위해 근지구력을 가다듬었다. 오전과 오후 3시간씩 물속 훈련을 하고 웨이트트레이닝도 하루 1시간 정도 실시했다. 하루 헤엄치는 거리가 1만5000m에 이르렀다. 2008 베이징올림픽까지 남은 기간은 1년. 지난 3월과 이번 1500m에서 보여준 결과는 박태환이 앞으로 해야 할 과제를 던져줬다. 우선 자신에게 맞는 단위 스피드와 피치수(팔을 휘젓는 수)를 몸에 익히고, 턴 기술을 보완해야 한다. 키가 2m에 가까운 해킷(197㎝)은 매 50m 턴을 할 때마다 박태환보다도 1m 이상 더 치고 나갔다. 그 차이를 극복하고자 경쟁자들보다 더 많이 팔을 휘젓게 되고 이는 1300m 지점에 이르러 체력저하로 나타났다. 거리감각이 몸에 밸 수 있도록 실전연습도 꾸준히 해 상대에 맞는 전술을 익혀야 한다. 10년 가까이 장거리 황제로 군림한 해킷은 이날도 500m 이후부터 힘을 모았다가 1200m 이후에 다시 속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대표팀에서 박태환을 지도했던 김봉조 전 경영대표 감독은 “연말에 열리는 경영월드컵에 출전하고, 내년에도 전지훈련을 겸해 국제대회에 나가 감각을 유지한다면 올림픽 금메달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턴기술·실전감각 보완하면 베이징 금 가능성” 박태환(경기고3)은 1989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19살이다. 아직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그의 우상 그랜트 해킷(27·호주)은 1997년 17살에 세계무대를 제패했다. 그로부터 4년 뒤 해킷은 남자자유형 1500m 세계신기록(14분34초56)을 세웠다. 박태환의 전성기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는 셈이다. 지난 3월 세계선수권 이후 5개월 만에 부쩍 늘어난 박태환의 실력이 이를 증명한다. 23일 일본 지바에서 열린 2007 일본국제수영 남자 자유형 1500m에서도 그 사실이 입증됐다. 3번 레인에서 출발한 박태환은 5개월 전보다 5초 정도를 줄인 14분58초43의 기록(3위)으로 골인점을 찍었다. 자신 최고기록이자 아시아기록인 14분55초03엔 못 미쳤지만, 예선탈락했던 세계선수권(15분03초62)보다 나은 기록이다. 비록 해킷(14분48초70)과 마테우시 사우리모비치(14분50초72·폴란드)에 이은 3위였지만, 이들 셋 중 유일하게 박태환이 세계선수권보다 기록을 단축시켰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줄곧 선두권을 유지하다 1300m 근처에 이르러 뒤처지기 시작하는 모습은 이날도 반복됐다. 600m 지점부터 해킷(6번 레인) 사우리모비치(4번 레인)와 나란히 질주하던 박태환은 1200m 지점부터 해킷이 치고 나가자 1m 가까이 멀어졌고, 1300m 지점에 이르자 2m 이상 뒤처졌다. 세계선수권 예선에서 보여준 레이스와 비슷한 형태였다. 세계선수권 예선탈락을 경험한 박태환은 물리치료사·트레이너 등 후원사 ‘스피도’의 지원 아래 전담팀을 꾸려 4월부터 강도높은 훈련을 해왔다. 21일 열렸던 자유형 400m 우승 장면에서 확인한 순간적인 힘은 타고난 유연성과 다져진 근력의 결과다. 박태환은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자유형 400m에 필요한 근력을 유지하면서 1500m를 위해 근지구력을 가다듬었다. 오전과 오후 3시간씩 물속 훈련을 하고 웨이트트레이닝도 하루 1시간 정도 실시했다. 하루 헤엄치는 거리가 1만5000m에 이르렀다. 2008 베이징올림픽까지 남은 기간은 1년. 지난 3월과 이번 1500m에서 보여준 결과는 박태환이 앞으로 해야 할 과제를 던져줬다. 우선 자신에게 맞는 단위 스피드와 피치수(팔을 휘젓는 수)를 몸에 익히고, 턴 기술을 보완해야 한다. 키가 2m에 가까운 해킷(197㎝)은 매 50m 턴을 할 때마다 박태환보다도 1m 이상 더 치고 나갔다. 그 차이를 극복하고자 경쟁자들보다 더 많이 팔을 휘젓게 되고 이는 1300m 지점에 이르러 체력저하로 나타났다. 거리감각이 몸에 밸 수 있도록 실전연습도 꾸준히 해 상대에 맞는 전술을 익혀야 한다. 10년 가까이 장거리 황제로 군림한 해킷은 이날도 500m 이후부터 힘을 모았다가 1200m 이후에 다시 속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대표팀에서 박태환을 지도했던 김봉조 전 경영대표 감독은 “연말에 열리는 경영월드컵에 출전하고, 내년에도 전지훈련을 겸해 국제대회에 나가 감각을 유지한다면 올림픽 금메달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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