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두산건설·인천도시개발공사 등 5개 팀 핸드볼 선수들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주한 쿠웨이트대사관 들머리에서 베이징올림픽 남자핸드볼 아시아예선에서 중동 심판들의 편파 판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과 함께 대사관을 방문한 대한핸드볼협회는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대사관 쪽은 접수를 거부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대한핸드볼협, 쿠웨이트 대사관 항의방문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핸드볼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벌어진 중동심판 편파판정과 관련해 아시아핸드볼연맹(AHF)이 국제핸드볼연맹(IHF)의 지시를 무시하고 경기 당일 심판을 바꿔치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회에 참가중인 정형균 대한핸드볼협회 상근부회장이 입수해 3일 공개한 IHF 공문에 따르면 IHF는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남녀예선전 심판을 직접 지명하기로 돼있었다. 이에 따라 남자 예선 한국-쿠웨이트전의 심판 2명은 독일 출신 심판으로 배정 결정이 났었다. 이 공문은 20일 AHF와 개최국 일본핸드볼협회에 발송됐다. 그러나 쿠웨이트가 회장을 맡고 있는 AHF는 이를 무시하고 경기 당일(1일) 오전 심판배정 회의를 열어 요르단 심판으로 바꿔치기 했다.
한국은 3일 카타르와 2차전에서 독일 심판들의 공정한 판정 덕에 35-14, 무려 21골 차로 크게 이겼다. 한국은 지난해 도하아시아경기 대회 때 쿠웨이트 심판의 편파 판정으로 카타르에 28-40으로 졌었다. 이 경기 심판은 IHF 알렉산더 코즈코프(러시아) 경기분과위원장이 배정했다.
한편 김진수 대한핸드볼협회 부회장과 핸드볼 선수 등 50여명은 이날 오전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서울 동빙고동 주한 쿠웨이트 대사관을 방문했다. 그러나 대사관쪽은 한국 정부의 공식 문서가 아니라며 서한 접수를 거부했다. 김 부회장은 “남은 경기에서 편파판정이 계속되면 선수단 철수 등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도 아메드 알파드 알사바 OCA 및 AHF 회장과 무스타파 IHF 회장에게 항의 서한을 보내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김정길 위원장은 “이 문제가 국가간 감정싸움으로 번질까 우려된다”며 “더는 불공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진상조사를 철저히 해달라”고 밝혔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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