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이 4일 니콜라이 다비덴코(러시아)와의 US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강하게 친 샷이 밖으로 나가자 아쉬워하고 있다. 뉴욕/AP 연합
US오픈 8강행 실패…5일 귀국
패했지만 그는 행복했다.
7년 만의 US오픈 16강전. 7년 전에는 그래도 20대 중반의 나이였다. 은퇴를 앞둔 시점에서 이룬 성과에 그는 웃으며 “만족한다”고 했다. 이형택(31·삼성증권·43위)은 4일(한국시각) 뉴욕 플러싱 메도 빌리 진 킹 내셔널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총상금 184억원)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세계 4위 니콜라이 다비덴코(러시아)에 0-3(1:6/3:6/4:6)으로 져 생애 첫 메이저대회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다비덴코의 네트 플레이와 패싱샷에 밀린 게 컸다.
이형택은 경기 후 <로이터> 등과 현지 인터뷰에서 “다비덴코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빨랐다. 최선을 다했지만 다비덴코는 정말 좋은 선수였다”고 했다. 그는 16강에서 대회를 마무리하는 것과 관련해 “정말 만족한다. 내가 점점 더 잘할 수 있고 더 나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희망을 준 대회였다”면서 “투어에 출전하는 아시아 선수가 거의 없어 선수 시절 복식짝으로 함께 뛰었던 윤용일 코치가 곁에서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다”고 밝혔다.
물론 “결혼 후 삶의 균형이 생겼다”며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이형택은 이번 대회 16강 진출로 단식 상금 7만5천달러와 랭킹포인트 150점을 확보했다.
이형택과 함께 뉴욕에 머물고 있는 주원홍 삼성증권 감독은 “1~3라운드 동안 확률적으로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40% 밖에 되지 않는 강한 상대들을 만나 이형택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잘해줬다. 비록 16강전에서 실력면에서 뛰어난 다비덴코에 졌지만, 여러가지 면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했다.
이형택은 5일 오후 귀국해 이틀 정도 휴식을 취한 뒤 8일 차이나오픈 참가를 위해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이후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 출전을 위해 슬로바키아로 이동한다.
한편 남자 단식 16강전에서는 대회 4연패를 노리는 로거 페더러(스위스·1위)와 미국의 자존심 앤디 로딕(5위)이 8강진출에 성공했다. 페더러와 로딕은 8강전에서 맞붙는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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