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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 반짝 북도 반짝

등록 2007-09-16 18:06수정 2007-09-16 23:03

왕기춘이 16일(한국시각)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유도선수권 남자 73㎏급 결승에서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를 누르고 금메달을 딴 뒤 주먹을 쥔 채 포효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P 연합
왕기춘이 16일(한국시각)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유도선수권 남자 73㎏급 결승에서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를 누르고 금메달을 딴 뒤 주먹을 쥔 채 포효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P 연합
세계유도선수권 남 왕기춘·북 계순희 동반 금메달
올해 국가대표가 된 뒤 그 좋아하던 미니카 장난감도 싹 버렸다는 19살 왕기춘(용인대). 16일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유도선수권 남자 73㎏급 우승 직후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생애 첫 세계 정상에 선 기분을 묻자, “붕 뜬 느낌이었다”고 했다. 같은 날 북한의 유술(유도) 영웅 계순희(28)는 여자 57㎏급 우승 뒤 눈물을 보였다. 지난해 2월 리명수체육단 김철 감독과 결혼하고 그해 말 매트에 복귀한 계순희, 정말 괴력의 주부선수다.

왕기춘-이원희·김재범 등 국내 강호 꺾고 출전 ‘감격’
계순희-결혼 뒤 복귀…세계선수권 4연패 ‘무적’ 과시

■ 무서운 10대=“(5분 동안) 이것저것 기술 다 해보고 더이상 할 것 없어 해봤는데….” 유효 하나씩 주고받은 뒤 들어간 연장 1분55초. 왕기춘이 국내외 실전에서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는 ‘다리잡아메치기’ 기술을 걸자,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가 넘어갔다. 효과승, 이걸로 끝이었다. 아버지 왕태연씨는 “금두꺼비 태몽이 맞았다. 이번 대회에 가기 전 기춘이가 ‘가족 모두 편히 누울 수 있는 우리 집 한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갔는데…. 정말 눈물 흘리면서 봤다”고 했다. 왕기춘은 2006 도하아시아경기대회 직전 태릉선수촌에 들어가 이 체급 세계 최강자 이원희를 보좌해주던 연습 파트너였다. 그러나 지난 3월과 6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호랑이’(이원희)를 잡더니, ‘이원희의 천적’ 김재범마저 누르고 “국가대표가 돼 다시 들어오겠다”던 다짐대로 선수촌에 재입성한 무서운 10대. 애초 우승후보가 아니었던 그는 이번 대회 1회전 부전승을 뺀 결승 6경기까지 세차례 한판승으로 71명이 나온 이 체급을 정복했다. 이번 대회 한국 첫 우승이자, 한국이 2003년 대회 이후 4년 만에 딴 개인전 금메달이다. 새 강자 왕기춘, 발목 수술 재활 중인 이원희 등이 버틴 73㎏급은 누가 국가대표가 될지 점치기 힘든 체급이 됐다.

“아버지가 전화로 ‘기춘아, 너 내 아들 맞지?’하고 좋아하시더라고요. 물론 저도 좋지만 이게 목표가 아니잖아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있으니까. 앞으로도 (대표 선발전에서) 무조건 이겨 베이징에 나가야죠.”

북한의 유도영웅 계순희(흰색 도복)가 16일(한국시각)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유도선수권 여자 57㎏급 결승에서 이사벨 페르난데스(스페인)를 꺾고 기뻐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P 연합
북한의 유도영웅 계순희(흰색 도복)가 16일(한국시각)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유도선수권 여자 57㎏급 결승에서 이사벨 페르난데스(스페인)를 꺾고 기뻐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P 연합

■ 그를 누가 막으랴=지난해 말 “계순희가 결혼 후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을 때만 해도 “또 세계를 제패할까” 비관론도 있었다. 이날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대한유도회 안희태 사무국장은 “약간 살이 붙어 유연성이 무뎌진 느낌이었다. 경기 대부분 한판승을 거둔 예전보다 다소 위력이 떨어진 느낌”이라고 했다. 계순희는 이은희(28·성동구청)와 4회전에서 지도만 3개를 주고받다 종료 38초 전 이은희가 지도를 하나 더 받아 힘겹게 준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계순희는 그게 멋쩍었던 듯 결승에서 이사벨 페르난데스(스페인)를 경기 시작 1분5초만에 시원한 발뒤축걸기 한판으로 눕혔다. 그는 17살이던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48㎏급에서 우승해 북한에서 노력영웅, 인민체육인 칭호를 받은 인물. 세계선수권에선 2001년 52㎏급, 2003년·2005년·2007년 대회에서 57㎏급 등 체급을 오가며 4연패 기염을 토했다. 계순희는 베이징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잡고 있다. 남남북녀가 이날 금메달 한개씩 보탠 반면, 일본은 폐막 하루 전까지 ‘노골드’(은메달 2개·동메달 4개)에 그치고 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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