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희 감독(대구 오리온스) 사진 연합뉴스
오리온스 이충희 감독 “고맙다 승현아 병철아”
인터뷰실에 들어선 이충희 감독(대구 오리온스)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과묵한 성격답지 않게 연신 싱글벙글거렸다. 7년7개월 만에 다시 선 프로 무대에서 기분좋은 승리를 따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는 “(복귀전을 앞두고) 많이 설레고 걱정됐다”고 털어놨다. 오리온스는 이번 시즌 기존 김승현과 김병철 등 빠른 선수들에다가 신인 이동준(27·1m98)이 가세하면서 스피드와 높이를 동시에 갖췄다. 18일 울산 모비스와 개막전에서도 포인트가드 대결에서 김승현이 양동근 없는 모비스를 압도했고, 외국인선수가 1명만 뛰는 2·3쿼터에서 2년차 주태수(2m)와 이동준을 동시에 투입하며 높이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 감독도 경기 뒤 “상대팀(울산 모비스)보다 큰 신장을 활용해 패턴 공격보다는 공을 포스트에 투입하는 단순 공격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오리온스는 국내 최고 포인트가드 김승현과 프로농구 원년멤버 중 유일하게 팀을 옮기지 않은 ‘프렌차이즈 스타’ 김병철이 이끄는 팀. 따라서 오리온스는 신임 이 감독과 두 선수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날 경기에서 김승현은 12점 12도움 4가로채기로 펄펄 날았고, 김병철은 23점(6도움)을 쏟아부으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이 감독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부친상을 당한 주장 김병철에 대해 “스스로 마음을 다잡으며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승현은 “감독님은 화끈한 분이다. 놀 때는 신나게 놀고, 코트에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가르치는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매직핸드’ 김승현과 ‘피터팬’ 김병철을 만난 ‘슛도사’ 이충희 감독이 팀을 7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지 관심거리다.
울산/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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