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샘프러스(왼쪽)와 로저 페더러가 19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전을 다짐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잠실서
로저 페더러(26·스위스)는 19일 발표된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순위에서 1위를 고수했다. 2004년 2월부터 200주째 연속 1위다. 18일 끝난 상하이 마스터스컵에서 우승하며 시즌 상금도 1천만달러(1013만620달러)를 넘어섰다. 테니스 선수가 시즌 중 상금 및 보너스로 1천만달러를 번 것은 페더러가 사상 처음이다. 1998년 데뷔 후 총상금은 3870만7078달러. 역대 상금 1위(4328만489달러)의 피트 샘프러스(36·미국)와는 450만달러 차이. 페더러는 20대 중반의 나이에 그랜드슬램 트로피도 12개나 모아 빠르면 내년에 샘프러스가 갖고 있는 메이저대회 최다우승기록(14차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페더러는 앞으로 자신이 깨야만 하는 기록 보유자이자 어릴 적 우상이었던 샘프러스와 20일(오후 5시50분·SBS-TV) 잠실 실내체육관 특설코트에서 열리는 현대카드 슈퍼매치Ⅵ 무대에서 2001년 윔블던 16강전 이후 생애 두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샘프러스가 은퇴한 지 5년이 넘었지만, 전·현직 테니스 황제들의 자존심이 걸린 싸움이니 만큼 흥미를 모은다.
마스터스컵이 끝난 뒤 19일 오후 입국한 페더러는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에서 가진 공식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는 샘프러스다. 나는 그의 기록을 쫓아가고 있는 입장이다. 첫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 이후 주위에서 ‘차세대 샘프라스’라는 말을 했을 때는 부담스러웠는데, 지금은 나도 커리어를 어느 정도 쌓아 그런 강박관념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났다.” 샘프러스의 강점에 대해서는 “서브가 인상적이다. 두번째 서브가 첫번째 서브만큼 강렬하다”고 평했다. 페더러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7년 동안 사귀어온 여자친구 미르카 바리넥과 자리를 함께 해 눈길을 모았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샘프러스는 “페더러는 전천후로 완벽한 선수다. 포핸드 백핸드 서브 다 잘하고 움직임도 좋다”고 칭찬하면서 “페더러는 앞으로 메이저대회 우승 및 상금 등 모든 테니스 기록을 깰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20일 열리는 둘의 대결에 대해서는 “훈련을 많이 했고, 자존심도 있는 만큼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이라며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로저-샘프러스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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