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친선경기…“은퇴번복 없다”
‘전설’이 마침내 ‘황제’를 눌렀다.
남자 테니스의 살아있는 전설 피트 샘프러스(36·미국)가 24일 마카오 베네티앙 마카오 아레나에서 열린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6·스위스)와 친선경기에서 2-0(7:6/6:4)으로 승리했다. 한국-말레이시아-마카오로 이어진 아시아 투어 마지막 3번째 대결에서 페더러를 처음 누른 것이다. 샘프러스는 인도어 카펫 코트에서 현역 시절 주무기였던 강서브와 서브 앤 발리 전략으로 페더러를 압도했다. 1세트 타이브레이크 접전에서도 9-8로 앞선 상황에서 강서브로 세트를 매조지했다. 샘프러스는 이번 친선대회 목표가 페더러로부터 단 한 세트라도 뺏는 것이었지만, 아예 1승을 챙겨버렸다.
페더러는 “어릴 적 영웅을 두 차례 꺾기는 참 힘들었다. 그가 나를 이겨서 기쁘다”면서 “샘프러스는 공이 빠르게 튀는 코트라면 현재 세계 1~5위와 대결해서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샘프러스는 “페더러는 조만간 나의 메이저대회 통산 최다 우승 기록(14차례)을 경신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샘프러스는 은퇴를 번복할 의사가 없느냐는 물음에 “나는 90년대 테니스 선수”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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