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원(35) 사진 한국여자농구연맹 제공
수술 뒤 재활기간 무시 개막부터 코트 누벼
신한은행 선두 질주 일등공신 2R MVP 유력
신한은행 선두 질주 일등공신 2R MVP 유력
“정말 독종입니다. 저 나이에 어떻게 저렇게 열심히 할 수 있는지 그저 놀라울 뿐이죠.”
임달식(43·안산 신한은행) 감독은 ‘아줌마’ 전주원(35)의 투혼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전주원과 동기이며 실업팀 현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위성우(36) 코치도 “아직도 밥 먹을 때랑 잠 잘 때 빼곤 운동만 한다. 오죽하면 별명이 ‘개미’겠느냐”면서 웃음지었다.
전주원은 안산 신한은행 플레잉코치다. 팀 후배인 신인 김유경(18)은 그를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1년 후배들까지 모두 은퇴했고, 2년 후배도 정선민(33·신한은행)과 김영옥(33·국민은행) 둘 밖에 남지 않았다. 몸도 성치않다. 지난 시즌 왼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져 시즌 뒤 일본에서 수술을 받았다. 재활기간까지 적어도 1년은 걸리지만 전주원은 시즌 개막전부터 뛰고 있다. 그는 “지금 한국에서 뛰고 있다고 하니까 일본 병원에서 깜짝 놀라더라”고 전했다.
요즘 전주원의 경기 모습을 보면 지금이 최고의 전성기 같다. 임신과 출산으로 은퇴했다가 복귀한 아줌마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전주원은 생애 두차례 받은 국내 프로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모두 아줌마 신분으로 받았다. 이번 시즌에도 평균 5.6도움주기로 이 부문 2위에 올라있다. 경기당 6.0개인 1위 이미선(28·삼성생명)에게 총 개수에서 4개 모자란다. 하지만 평균 출전시간이 26분34초로 이미선의 34분09초보다 7분 이상 적은 점을 감안하면 5시즌 연속 도움주기 여왕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전주원은 25일 구리 금호생명전, 28일 춘천 우리은행전에서 잇따라 막판 역전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전주원이 없었다면 신한은행이 2라운드 5전 전승으로 선두(9승1패) 질주가 가능했을지 의문부호를 다는 이들이 많다.
그는 2일 발표되는 여자프로농구 2라운드 최우수선수 수상이 확실시되고 있다. 얼마 전 35번째 생일을 맞았던 그는 “나이가 많아 케이크 자르기도 쑥쓰럽다”면서도 “대한민국 아줌마가 세계에서 가장 강하지 않느냐”며 환하게 웃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여자농구 2라운드 순위(29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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