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잔치 준결승 경기전 ‘덩크 잔치’
중앙대, 상무 꺾고 37연승으로 결승행
중앙대, 상무 꺾고 37연승으로 결승행
한손으로 찍고, 두손으로 찍고, 90도 회전해서 또 찍고….
농구대잔치 준결승전이 열린 6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대학 최강 중앙대와 프로 출신들로 이뤄진 상무 선수들이 경기에 앞서 몸을 풀면서 ‘덩크쇼’를 선보였다. 처음엔 레이업으로 가볍게 움직이더니 한 선수가 투핸드 덩크로 공을 꽂아넣었다. 그러자 뒤따르던 선수들이 원핸드, 투핸드 덩크로 림을 흔들어댔다. 백보드 맞고 나온 공을 호쾌한 슬램덩크로 마무리하는가 하면, 팔을 곧게 뻗은 상태로 180도 회전해 내리 찍는 이른바 ‘풍차 돌리기’도 선보였다. 윤호영(23·198㎝) 강병현(22·192㎝) 오세근(20·200㎝) 등 중앙대 선수 다섯명의 ‘덩크쇼’에 500명 남짓한 관중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대한농구협회 천수길 총무이사는 “예전엔 다칠까봐 말렸고, 선수들도 실패하면 망신당할까봐 망설였다”며 “하지만 요즘은 선수와 감독 모두 덩크슛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2경기에 하나 정도는 나온다”고 했다.
덩크슛은 대학 최강 중앙대만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동국대와 단국대 선수들도 몸을 풀며 잇따라 림에 공을 꽂아넣었다. 전날 연장전에서 결정적인 투핸드 덩크로 예선리그 5연승을 달린 연세대를 무너뜨린 단국대 1학년 김현민(20·202㎝)의 시원한 슬램덩크도 눈에 띄었다.
장신 센터만 덩크를 시도하는 것도 아니다. 동국대 오기석(23)과 기승호(22)는 키가 194㎝이지만 덩크를 자유자재로 터뜨린다. 지난달 26일엔 농구 100주년 기념행사로 10개 대학에서 한명씩 나서 덩크슛 경연대회를 열기도 했다. 센터 출신 동국대 이호근 감독은 “덩크슛 대회는 과거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라며 “선수들의 탄력이 좋아져 팀 당 2~3명은 덩크슛을 할 줄 안다”고 했다.
이날 준결승에선 오세근(33점 11튄공)과 박유민(20점·3점슛 2개)이 활약한 중앙대가 김도수(22점)의 3점포(5개)로 맞선 상무를 87-79로 누르고 37연승을 이어가며 결승에 올랐다. 동국대는 기승호가 31점을 몰아넣으며 단국대를 95-65로 대파하고 농구대잔치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올라 중앙대와 7일 패권을 다툰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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