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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처럼 프로세계 헤쳐나가리

등록 2007-12-07 19:25수정 2007-12-07 19:59

배유나(18·GS칼텍스).
배유나(18·GS칼텍스).
여자배구 새내기 유나의 일기
3㎝만 더 컸으면…언니들이 현대건설 꼭 잡자고…머리 함 길러볼까
한일전산여고 2학년때부터 국가대표로 뽑혔던 거물 새내기 배유나(18·GS칼텍스). 일기형식으로 그의 이야기를 구성해본다.

2007년 12월7일 눈 오다 갬

내일 현대건설과 경기를 치른다. 프로 3번째 경기다. 언니들이 현대건설 게임은 꼭 이기고 싶어한다. 도로공사와 경기에서는 19득점을 해서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았지만, 두번째 KT&G 경기에서는 7득점 밖에 올리지 못했다. 실수를 많이 해서 괜히 언니들에게 미안해진다. 이제 조금씩 긴장감은 사라지는 것 같다. 구력이 많은 언니들을 따라가려면 아직도 멀었지만…. 리시브랑 수비는 계속 보완해 가야겠다.

되돌아보면,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배구만 알고 살아왔다. 반에서 제일 키가 크다는 이유로 시작해서 앞만 보고 달려왔다. 부모님 반대도 없었다. 너무 힘들어서 그저 눈물만 나던 때도 있었지만, 포기는 몰랐다. 합숙소 이탈 같은 흔한 말썽도 피워본 적이 없다. 중학교 1학년때 오른 무릎연골이 파열돼 수술하고 2~3개월 동안 병원에 들락날락 했지만, 배구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남들보다 일찍 수술을 경험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배구는 하늘이 내려준 나의 운명인가 싶다. KT&G가 아닌 GS칼텍스에 뽑혔을 때도 그렇게 생각했다. 나란 애는 참, 긍정적이다.

프로생활은 아마추어때랑 별반 다를 게 없다. 훈련하고, 경기하고, 합숙소 생활하고. 처음에는 서먹했던 언니들도 함께 아파트 생활(난 5명의 선배 언니들과 50평 남짓한 아파트에서 산다)을 하면서 많이 친해졌다. 경기가 끝나면 티브이도 보고, 야식도 먹고, 수다도 떤다. 가족이 따로 없다. 가끔 배구를 안하는 친구들이 부러울 때도 있다. 하지만, 배구를 안했으면 뭐했을까 싶다.

중학교때부터 최고라는 말을 들었지만, 키(현재 1m81)는 딱 3㎝만 더 컸으면 좋겠다. 아마도 배구를 안했으면, 키가 큰 것을 원망했을 텐데…. 그래도 키가 더 크면 공격이 더 잘될 듯 싶다. 이젠 머리도 한번 길러봐야겠다.

배유나 프로필
배유나 프로필
프로팀 지명을 며칠 앞둔 지난 10월, 고등학교 합숙소를 나오게 되자 아버지는 집에서 내게 술(헉! 나는 미성년자인데 ㅎㅎ) 한잔을 권하셨다. 아무 말씀도 안하셨지만 이제 나를 어른으로, 사회인으로 인정하신다는 뜻이셨던 것 같다. 그래, 나는 프로 선수다. 생각해보니 내 태몽은 황소꿈이랬다. 남자도 아닌데 웬 황소? 어쨌든 난 앞으로 황소처럼 거친 프로 세계를 헤쳐나가리라. 유나, 파이팅!

이천/글·사진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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