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원주 동부-안양 KT&G 경기에서 외국선수 T.J 커밍스(왼쪽)와 마퀸 챈들러(오른쪽·이상 KT&G), 카를로스 딕슨(동부)이 공을 따내기 위해 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진 한국농구연맹 제공
벌써 16명째 물갈이…추가 교체 걸림돌 많아
각 팀 골머리…시즌 후반 갈수록 큰 변수될 듯
각 팀 골머리…시즌 후반 갈수록 큰 변수될 듯
기량 미달과 부상 등으로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교체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바꾸고 싶어도 바꿀 만한 선수가 거의 없는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이번 시즌은 후반으로 갈수록 외국선수가 큰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국내에서 뛸 수 있는 외국선수는 지난 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실시한 드래프트 참가 선수 64명으로 한정돼 있다. 이 가운데 각 구단은 드래프트 당시 2명씩 지명해 20명을 데리고 왔다. 각 팀은 시즌 개막 후 현재 전체 6라운드 가운데 3라운드가 진행되고 있지만 중복 교체를 포함해 벌써 16명을 갈아치웠다.
10개 팀 중 2명이 온전히 남은 팀은 전주 KCC와 안양 KT&G 딱 두팀뿐. 울산 모비스는 시즌 개막 전에 이미 2명을 바꾸는 등 모두 6명의 선수가 들락거렸다. 원주 동부도 이번 시즌 자기 팀 유니폼을 입어 본 선수가 5명에 이른다.
이제 남아있는 선수는 28명. 하지만 이들을 데려오려면 걸림돌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중국 등 이미 다른 리그에서 뛰는 선수를 데려오려면 고액의 이적료를 물어야 한다. 농구전문 웹사이트 <유로바스켓>을 보면, 이 가운데 적어도 13명은 중국, 요르단, 루마니아 리그에서 뛰고 있다. 나머지 선수들도 상당수가 남미 등 약한 리그에서 뛰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선수는 기량이 처진다. 또 선수 2명의 키가 400㎝가 넘으면 안 된다는 조건도 충족시켜야 한다. 따라서 기존 선수를 내치고 입맛에 딱 맛는 선수를 데려오기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다.
서울 SK는 오랜 망설임 끝에 트래비스 개리슨을 퇴출시키고 자시 클라인허드를 데리고 오는 모험수를 뒀다. 원주 동부도 더글라스 렌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카를로스 딕슨을 겨우 구했다. 모비스도 부상중인 에릭 산드린 대신 얼 아이크를 임시 대체선수로 영입했다. 그러나 교체를 경험한 팀 치고 외국선수에게 만족하는 팀은 거의 없다. 따라서 각 팀은 외국선수 교체를 생각하기 보다는, 기존 선수의 부상 주의와 기량을 끌어올리는 데 더 중점을 두고 있는 형편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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