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력 앞세워 케이씨씨 제압…엘지 단독4위
전주 케이씨씨(KCC) 허재(42) 감독과 안양 케이티앤지(KT&G) 유도훈(40) 감독은 프로농구 열 팀 감독 중 가장 젊은 편이다. 용산고 2년 선후배 사이인 두 감독은 똑같이 나이 마흔에 프로팀 사령탑에 올랐다. 허 감독은 ‘농구 대통령’으로 불린 타고난 천재이고, 유 감독은 ‘코트의 여우’라는 별명을 가진 노력파.
최근 상승세를 타며 공동 2위(13승7패)로 잘나가고 있는 두 감독이 12일 전주에서 맞붙었다. 결과는 주희정(18점 7튄공 8도움)과 마퀸 챈들러(17점 7튄공 7도움)가 전천후 활약한 케이티앤지의 78-70 승리. 3연승을 달린 케이티앤지는 단독 2위로 올라서며 선두 동부를 두 경기 차로 추격했다. 케이씨씨는 4연승 도전에 실패했다.
‘노력파’ 여우가 ‘천재’ 대통령을 홀렸다. 1·2라운드를 케이씨씨에 패한 케이티앤지 유도훈 감독은 상대 높이에 수비 조직력으로 맞섰다. 수비 튄공잡기와 가로채기에 이은 질풍같은 속공으로 케이씨씨의 혼을 빼놓았다. 튄공잡기(36-40)에선 뒤졌지만 도움주기(22-13)와 가로채기(7-0)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유도훈 감독은 “상대 제이슨 로비슨을 도움수비로 잘 막았다”며 기뻐했다.
케이씨씨는 1·2라운드 수훈갑 로빈슨이 3쿼터까지 3득점에 그쳤고, 자유투 성공률이 55%(20개 중 11개)에 그친 게 뼈아팠다. 로빈슨은 4쿼터 막판 3점포 셋으로 추격했지만 버스가 떠난 뒤였다.
엘지는 대구 원정에서 오다티 블랭슨(30점 9튄공)의 원맨쇼를 앞세워 리온 트리밍햄이 부상으로 뛰지 못한 오리온스를 78-64로 물리치고 단독 4위(12승9패)로 올라섰다. 오리온스는 4승17패로 9위. 이날 경기 결과 용산고 출신 감독 4명이 1~4위에 나란히 오르는 진기록이 나왔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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