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2연패’ 성공한 김연아
트리플 루프 점프때 엉덩방아
‘4점’ 감점으로 196.83점 받아
김연아(17·군포수리고2)는 2007~200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두가지를 좇았다. 대회 2연패와 꿈의 200점 도전이었다. 김연아는 타라 리핀스키(미국), 이리나 슬루츠카야(러시아)에 이어 여자 피겨선수로는 3번째로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지만, 안타깝게도 한차례 엉덩방아 때문에 꿈의 200점 고지는 밟지 못했다.
16일 오전(한국시각) 열린 프리스케이팅 연기.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벽하게 소화한 김연아는 두번째 점프로 트리플 루프를 시도했지만 스피드 조절이 안됐는지 넘어지고 말았다. 트리플 루프 연기 실수로 감점받은 기술점수는 총 4점. 예정됐던 기술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해 3점을 감점받았고, 넘어진 데 따른 감점(1점)이 추가로 있었다.
이 때문에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 연기에서 132.21점을 받아, 쇼트프로그램(64.62점) 합계 최종 196.83점에 만족해야 했다. 4점 감점이 없었다면, 여자피겨선수로는 여태 한번도 나오지 않았던 꿈의 200점을 넘을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연아는 올시즌 그랑프리 3·5차 시리즈 프리스케이팅 연기에서는 트리플 루프로 0.6~0.8점의 추가점을 받은 바 있어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비록 두번째 점프에서 실수했지만, 김연아는 이후 5차례 점프와 스핀, 스파이럴, 스텝 등을 군더더기없이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날 키미 마이스너(18·미국)가 연거푸 3차례 넘어졌듯이, 초반 실수를 하면 만회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실수를 연발하기 마련인데 김연아는 17살답지 않은 노련미와 침착성이 있었다. 김연아는 경기 후 “점프를 하나 놓쳤지만 침착하게 하려고 했다”면서 “실수를 하면서 배우는 것이기에 내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김연아의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191.59점·일본)는 쇼트프로그램(6위)에서의 부진을 만회하며 프리스케이팅 1위 연기로 지난 해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시니어 무대 데뷔 첫 해인 캐롤라인 장(176.48점·미국)은 마지막 트리플 러츠 점프에서 넘어지면서 카롤리나 코스트너(178.93점·이탈리아)에 이어 4위에 그쳤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 트리플 루프 점프(3 Loop jump) =후진 상태에서 오른발로 뛰어올라 공중에서 3회전을 하고 오른발로 착지 한 뒤 그대로 후진 상태로 연기를 이어나가는 기술.
안넘어진 아사다와 1.1점차 왜?
김연아는 나머지 기술 완벽소화 가산점 더 많아 김연아는 16일 그랑프리 파이널 프리스케이팅 연기에서 한번 엉덩방아를 찧었다. 반면 아사다 마오(일본)는 넘어지는 실수 없이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들의 기술점수 차이는 1.1점에 불과했다. 점프에서 한번 넘어지면 4점 이상의 감점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차이가 얼마 되지 않는다. 왜일까. 프리스케이팅 채점표를 보면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프리스케이팅 연기는 7차례 점프와 4차례 스핀, 한차례 스파이럴과 스텝 등 13개 요소로 이뤄진다. 김연아는 두번째 트리플 루프 점프를 뛸 때 넘어지면서 기본점수(5.0)에서 3.0 감점받았을 뿐, 나머지 연기에서는 교과서적인 완벽한 점프와 스핀, 스텝으로 모두 가산점을 받았다. 기본기술점수(64.95점)에 더해진 가산점은 총 7.30점. 다른 5명의 참가자와 비교해 두배 가까이 높은 가산점이었다. 가산점 때문에 김연아는 트리플 루프에서 실수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아사다는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가산점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최고난이도의 트리플 악셀을 시즌 처음 성공했지만 완벽하지 않아 감점을 받았고, 올시즌 내내 지적 받아온 트리플 러츠에서도 잘못된 엣지 사용(바깥쪽 날로 점프해야 하는데, 아사다는 앞쪽 날로 점프)으로 1점을 감점받았다. 콤비네이션 점프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때문에 아사다는 기본기술점수가 70.05점으로 높았지만, 가산점은 3.30점에 불과했다. 김연아보다 더 높은 기술을 구사했음에도 자잘한 실수가 많았던 것이다. 아사다는 경기 후 “부족한 점프를 보완하겠다”고 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은 올시즌 비디오 판독 등을 도입하며 채점기준을 한층 강화했다. 채점기준을 만족하려면 점프 등의 기술을 눈속임없이 완벽하게 구사해야 한다. 기본에 충실하며 완벽하게 기술을 구사한 김연아가 고난도 점프 기술을 보유한 아사다를 누른 원동력이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4점’ 감점으로 196.83점 받아
2007~2008 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최종순위
16일 김연아(가운데)가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좌우엔 아사다 마오(2위·일본)와 카롤리나 코스트너(3위·이탈리아). 토리노/AFP 연합
16일 김연아가 트리플 러프 점프 시도 중 넘어진 뒤 일어서고 있다. 토리노/AFP 연합
■ 트리플 루프 점프(3 Loop jump) =후진 상태에서 오른발로 뛰어올라 공중에서 3회전을 하고 오른발로 착지 한 뒤 그대로 후진 상태로 연기를 이어나가는 기술.
안넘어진 아사다와 1.1점차 왜?
김연아는 나머지 기술 완벽소화 가산점 더 많아 김연아는 16일 그랑프리 파이널 프리스케이팅 연기에서 한번 엉덩방아를 찧었다. 반면 아사다 마오(일본)는 넘어지는 실수 없이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들의 기술점수 차이는 1.1점에 불과했다. 점프에서 한번 넘어지면 4점 이상의 감점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차이가 얼마 되지 않는다. 왜일까. 프리스케이팅 채점표를 보면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기술요소 채점표 / 아사다 마오 프리스케이팅 기술요소 채점표
16일 열린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아사다 마오(17·일본)가 화려한 점프 연기를 펼치고 있다. 토리노/AP 연합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