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감독
김호철 감독 용병술 반짝 팔라스카 ‘꽁꽁’ LIG손보 완파
문용관 대한항공 감독은 20일 팀훈련이 끝난 뒤 혼자서 천안유관순체육관을 찾았다. 현대캐피탈과 LIG손해보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서였다. 예상과 달리 외국인선수 없는 현대캐피탈이 과감한 포메이션 변화로 팔라스카가 버틴 LIG손해보험에 3-0 완승을 거두자 문 감독의 머릿 속은 복잡해졌다. 문 감독은 “현대캐피탈이 언제부터 좋아질까 싶었는데 바로 오늘이었다. 외국인선수 없이도 우승하겠더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1라운드에서 프로팀에 3전 전패했던 현대캐피탈이 LIG손해보험전을 계기로 힘찬 반격의 시동을 걸었다. 위기 때마다 빛을 발하는 김호철 감독의 지략이 통했다. 김 감독은 이날 공격수들 중 가로막기에 가장 능한 후인정을 레프트로 기용해 팔라스카와 맞불을 놓게 했다. 작전은 맞아떨어졌다. 팔라스카는 후인정의 가로막기에 자신의 공격이 연거푸 막히자 공격의지를 상실해 6득점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김 감독은 “1라운드 때 임시형·이철규·송인석을 레프트에 기용해봤지만, 상대팀 외국인선수들이 전부 라이트 공격수여서 별 재미를 못 봤다. 결과적으로 후인정을 레프트에 넣어 가로막기 확률을 높인 게 효과적이었다”고 했다. 2006 도하아시아경기 때도 다양한 포메이션으로 금메달을 따냈던 김 감독은 앞으로도 상대팀에 따라 변형된 포메이션을 가져갈 생각이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현대캐피탈의 1차 고비는 2라운드 두번째 경기인 23일 대한항공전(천안). 김 감독은 “대한항공은 아무래도 선수층이 두터워 고전이 예상된다”면서도 “LIG손해보험전에서 선수들이 스스로 이겨보자는 의욕이 강했다. 대한항공 경기만 잘 치르면 분위기를 타서 연승을 달리는 삼성화재(30일)와도 해볼 만할 것”이라고 했다. 현대캐피탈에 맞서는 문용관 감독은 “결국에는 오더싸움이 될 것 같다. 이선규·윤봉우 등 센터공격만 막으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1차전에서는 경기 도중 세터를 교체해 현대캐피탈 선수들을 당혹케 한 대한항공이 역전승을 거뒀다. 2차전 승자는 어느 팀일까.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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