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금호생명 이상윤 감독
금호생명 이상윤 감독 스타일 변신 뒤
신한은행 잡고 국민은행전에선 진기록 양산
신한은행 잡고 국민은행전에선 진기록 양산
구리 금호생명 이상윤(45·사진) 감독은 얼마 전부터 뿔테안경을 끼고 코트에 나타났다. 그의 스타일 변신은 여자프로농구 코트에 화제가 됐다. 그는 “양쪽 눈 시력 차가 크다. 오른쪽이 0.8, 왼쪽이 0.4인데, 전광판 시계가 두개로 겹쳐 보여 불편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뿔테안경을 처음 낀 지난 17일 선두 안산 신한은행을 5점 차로 물리쳤다. 신한은행은 올 시즌 용인 삼성생명한테만 2패를 당했다. 나머지 팀들에 진 것은 금호생명이 처음이다. 금호생명이 신한은행을 이긴 것은 2006년 6월23일 이후 1년6개월 만의 일. 그동안 8연패를 당했으니 이날 승리의 감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이어 22일 천안 국민은행과 경기에선 각종 진기록을 세우며 승리했다. 88득점, 28점 차 승리로 올 시즌 한팀 최다득점, 한경기 최다 점수 차를 기록했다. 엔트리 14명 중 13명이 득점을 맛봤고, 12명이 튄공잡기를 경험했다. 이번 시즌부터 엔트리가 12명에서 14명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13명 득점은 여자프로농구 출범 이후 최다 기록이다. 팀 튄공잡기 51개로 자신들이 세운 올 시즌 한경기 최다 튄공잡기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3위(금호생명)와 4위(국민은행) 팀 경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두 시즌 연속 꼴찌에 그친 금호생명은 올 시즌 초반에도 3연패를 당하며 또다시 수렁에 빠지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9승4패를 거두며 당당히 3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최근 2연승으로 5할 승률을 훌쩍 넘어서며 전력이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상윤 감독은 “여자선수들은 경기력에 기복이 심해 안심할 수 없다”면서도 “지난 시즌과 정신력에서 차이가 난다. 역전당한 뒤 재역전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금호생명은 24일 업계 라이벌 삼성생명(2위)을 상대로 3연승에 도전한다. ‘뿔테안경의 돌풍’이 크리스마스 이브를 장식할 지 주목된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