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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다들 날 닮아서 수비농구를 잘한다우”

등록 2007-12-26 19:03

‘현역 프로농구 감독 4명’ 키운 원로농구인 양문의씨
‘현역 프로농구 감독 4명’ 키운 원로농구인 양문의씨
‘현역 프로농구 감독 4명’ 키운 원로농구인 양문의씨
“허재는 물론이고 (전)창진이와 (유)재학이도 농구 참 잘했죠. (유)도훈이는 정말 빠르고 영리했구요.”

양문의(63) 한국농구연맹(KBL) 비디오분석관은 요즘 마음이 흐뭇하다. 서울 용산중·고 농구감독 시절 자신이 키운 제자 넷이 프로팀 감독으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 전창진(44) 동부, 유재학(44) 모비스, 허재(42) 케이씨씨(KCC), 유도훈(40) 케이티앤지(KT&G) 감독이 그의 가르침을 받았다. 또 이민형(42) 전 삼성 코치와 김승기(36) 동부 코치도 그의 제자다. 현역선수는 양경민(35·동부) 김병철(34·오리온스) 양동근(26·상무) 이정석(25·삼성) 등 무려 18명이 프로(군입대 포함)에서 활약하고 있다.

최근 제자들 활약도 대단하다. 유재학 감독은 지난 시즌 챔피언에 올랐고, 양동근은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이번 시즌엔 전창진 유도훈 허재 감독이 나란히 1, 2, 3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나를 닮아서 모두들 끈끈한 수비농구를 추구한다”며 “그 중 도훈이가 가장 많이 닮았다”며 웃었다.

용산중·고 감독 25년간 우승컵 100여개…“내 젊음 쏟아부어”
전창진·유재학·허재·유도훈 감독 발굴…선수도 18명 활약중

서울 토박이인 그는 어린시절 서울 명륜동 아스팔트 위에서 공을 튕기며 농구에 재미를 붙였다. 마침내 서울 한영중 3학년 때 농구선수가 됐다. 키는 작았지만 ‘탱크’라는 별명답게 저돌적이었다. 그런데 한영고 3학년 때 사단이 났다. 휘문고와 경기 도중 상대 센터 신동파를 막다가 이른바 ‘비행기’를 태워 그만 그의 팔을 부러뜨린 것. 그런데 운명의 장난인지 그 장소가 용산고 체육관이었다. 그는 그 일로 농구를 접었다. 그리고 20대 중반부터 서울 상도동 강남초교 농구 감독으로 지도자로서 발을 디뎠다.

양씨는 1975년, 나이 서른둘에 용산중 농구 감독으로 부임했다. 최형길(46·전주 KCC 농구단장) 고명화(45·사업) 전창진 등이 그의 첫 제자였다. 그리고 80년 용산고로 옮겼다. “우리 선수들은 전통적으로 키가 작았어요. 한때는 양경민(1m92)이 센터를 볼 정도였으니까요.” 그는 ‘벌떼수비’로 상대를 압박했다. 매일 새벽이면 남산을 오르내리는 혹독한 체력훈련이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선수들에겐 ‘독종’으로 불렸다. 그렇게 일궈낸 우승컵만 25년 동안 100여개에 이른다.


걸출한 선수가 많았던 만큼 비사도 적지 않다. 그 중 유재학 감독 얘기는 “처음 꺼내는 것”이라고 했다. “재학이가 중학교 1학년 마친 뒤 부모님이 농구 그만시키겠다고 해서 밤새워 집 앞에서 부모님을 설득했어요. 재학이는 농구하면서도 반에서 10등 안에 들만큼 공부도 잘했거든요. 새벽 4시30분에 대문이 열리더니 ‘재학이가 승락하면 시키겠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공들였던 유재학 감독은 중학교를 졸업한 뒤 경복고에 진학했다. 양씨는 “중학교 제자를 다른 학교에 빼앗긴 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며 아쉬워했다.

양씨는 요즘도 일주일이면 네번씩 용산에 간다. 삼광초(박민재)-용산중(박규훈)-용산고(이효상) 농구감독이 모두 제자들이기 때문. 그는 “내 젊음을 쏟아부어 키운 제자들”이라며 “매년 스승의 날 잊지 않고 찾아주는 제자들이 고맙다”고 했다.

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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