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삼이 서울 순천향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일주일째 의식불명에 빠져있다. 지인들은 병원쪽의 후송지연을 문제삼고 있다. 최요삼 가족 제공
병원쪽 “뇌사판정만 남은 상황”
“후송 늦고 응급조처 부실” 의혹
“후송 늦고 응급조처 부실” 의혹
“1% 기적이라도 그게 우리 형에게 일어난다면 100% 기적 아니겠습니까?”
크리스마스에 링에서 쓰러진 ‘투지의 복서’ 최요삼(34)이 일주일째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눈을 뜰 희망이 옅어지고 있다. 최요삼이 입원 중인 서울 순천향대병원쪽은 “뇌사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동생 최경호(32)씨는 “엄마는 지금도 형을 붙잡고 ‘얘야, 일어나라, 일어나라”고 하신다. 판정이 날 때까지 포기할 순 없다”고 했다.
병원은 “동공이 완전히 열렸고, 최요삼의 몸 속 전해질의 균형도 무너져 좀 어려울 것 같다. 이대로 가면 뇌사판정만 남았다”고 말하고 있다.
동생 경호씨는 “병원측이 31일 회의를 갖고 뇌사판정를 결정한다고 하는데 그 결정을 이틀 정도 늦춰달라고 부탁하기로 했다. 양방치료는 다 해봤고, 이제 마지막 희망을 걸고 한방치료를 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여한이라도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최요삼 가족은 영영 눈을 뜨지 못하면 장기기증도 고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요삼의 기적을 바라는 팬들의 치료비 모금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황현철 한국권투위원회 부장은 “30일 현재 계좌(신한은행 140-007-929850, 예금주 ‘사단법인 한국권투위원회’)로 230명이 넘는 분들이 돈을 보내 1500만원 정도 모아졌다. 7천원도 있고, 100만원을 입금한 분도 있다. 팬들이 통장에 ‘최요삼, 깨어나라’ ‘너무 적어서 미안해요’ ‘챔프 일어나라’는 메시지도 남겼다”고 전했다. 동생 경호씨는 “아직 확인해보지 못했지만 형의 계좌(신한은행 425-04-022654, 예금주 ‘최요삼’)에도 많은 팬들이 도움을 주신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최요삼의 입원기간이 늘면서 치료비도 불어났지만, 복싱 경기 대전료 중 1%씩을 떼어 적립한 권투위원회 건강보호기금이 1000만원 밖에 없어 모금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을 두고 “체육관 앞에 차들이 주차돼있어 후송이 늦어진데다 가까운 건대병원이나 아산병원에 가지않고 한남동 순천향병원까지 이송하는 등 초기 응급조처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응급차에 동승했던 한 인사는 “선수가 자력으로 호흡을 하고 있었고, 지체없이 수술하려면 오히려 지정병원인 순천향병원으로 가는 게 더 나을 것같아 이처럼 조치했다”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홍수환(왼쪽)과 변정일(오른쪽) 등 전 복싱세계챔피언들이 29일 서울 순천향대병원 중환자실을 찾아 최요삼의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