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순
여자프로농구 출범 10년 올스타전
최우수선수 선정 상금 전액 기부
최우수선수 선정 상금 전액 기부
1쿼터가 끝난 뒤 사랑팀 정은순(36·전 삼성생명)이 하프라인 슛에 가장 먼저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도움닫기를 한 뒤 힘차게 공을 던졌다. 공은 백보드를 맞고 림 안으로 쏙 빨려들어갔다. 이어 부상중인 양정옥 대신 다시한번 하프라인 슛을 시도했다. 이번엔 림도 안맞고 그물을 통과했다. 정은순은 펄쩍펄쩍 뛰며 기뻐했다.
여자프로농구 출범 10년을 맞아 5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올스타전. 팬 투표로 선정된 역대 올스타 20명과 신인선수 등 10명이 15명씩 사랑팀과 희망팀으로 나눠 경기를 펼쳤다. 사랑팀은 1쿼터에서 90년대 국가대표 트리오 정은순 유영주 전주원을 나란히 출전시켰고, 희망팀은 3쿼터에 박정은 변연하 이종애 김계령 최윤아 등 현 국가대표 라인업을 내보내 눈길을 끌었다.
희망팀 은퇴선수 이은영(전 금호생명)은 1쿼터에 3점슛 4개를 꽂으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사랑팀 신인 강아정(국민은행)은 3점슛 7개로 두 팀 최다인 21점을 기록했고, 희망팀 센터 김계령(우리은행)도 3점슛을 4개나 성공시켰다. 그러나 이날 최우수선수(MVP)는 기자단 투표 44표 중 33표를 휩쓴 ‘왕눈이’ 정은순(12점 2튄공)이 차지했다. 팬투표 1위였던 정은순은 두차례 하프라인슛 성공으로 잔칫날 겹경사를 누렸다. 정은순은 상금 400만원 중 300만원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전달했고, 100만원은 동남아시아 불우어린이돕기에 쓰기로 했다. 그는 “아직도 팬들이 나를 기억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감격해 했다. 사랑팀과 희망팀은 사이좋게 97-97로 비겼다.
관심을 모은 코칭스태프팀과 심판팀 경기는 47-36으로 코칭스태프팀이 이겼다. 이날 심판을 본 파울 1, 2, 3위 정미란(금호생명), 양지희(신세계), 김수연(국민은행)은 “심판보기 참 어려웠다”며 웃음지었다.
부천/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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