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여오현(30·삼성화재)은 대한항공전에서 서브리시브 정확도 부문에서 사상 첫 2000개(2001개)를 돌파했다.
사상 첫 ‘서브리시브 2000개 돌파’
까지고 붓고 ‘영광의 상처’도
까지고 붓고 ‘영광의 상처’도
배구에서 리베로는 수비전문선수다. 공격을 할 수 없다. 그러나 몸을 날려 ‘디그’(스파이크를 받아내는 것)를 성공시키면 상대 공격은 순식간에 와해되고, 사기도 허물어진다. 그래서 리베로는 공격을 하지 않고도 상대를 무너뜨리는 최고의 공격수이기도 하다.
여오현(30·삼성화재)의 키는 1m75밖에 되지 않는다. 레프트 공격수였던 그는 키가 멈춰버리자 홍익대 4학년 때 리베로로 바꿨다. “대학 2학년 때 리베로 제도가 생기지 않았으면 멈춘 키를 원망했겠죠.”
프로 세시즌 동안 수비상을 다 가져간 그는 이번 시즌에도 세트당 ‘디그’ 부문에서 4.67개로 2위 최부식(대한항공·4.00개)을 따돌리고 있다. 지난 5일 대한항공전에선 서브리시브 정확도 부문에서 사상 첫 2000개를 돌파했다. 배구코트는 ‘18x9m’이지만, 그는 팀벤치 뒤까지 뛰어가 공을 걷어올리며 코트 규격을 확장시킨다. 그는 “그러다 보면 옆구리가 까지고 찰과상을 당하기도 한다”고 했다. 왼손 새끼손가락 마디도 퉁퉁 부어 있다. 약지와 새끼손가락을 밴드로 묶은 그는 “꾹 참고 뛴다”고 했다. 시즌 개막 전 월드리그부터 8일 한국전력 경기까지 두 달 가까이 23경기째 선발 풀타임 출장을 이어가고 있다. 공을 척척 받아내고, 팀 동료가 공격을 성공시키면 더 기뻐해주며 분위기를 띄우는 그를 뺄 수도 없다. 삼성화재는 여오현 같은 끈끈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11승1패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다.
여오현은 “리베로는 뒤에서 수비를 안정적으로 해줘야 하기에 그 감각을 잃지 않으려 늘 노력한다”고 했다.
한편, 8일 열린 여자부에선 KT&G가 현대건설을 3-0으로 이기고 선두로 올라섰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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