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가 0-3 완패를 당한 뒤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고 있다. 멜버른/AP 연합
‘왼손 천재’ 나달 깨지더니 페더러 마저…
조코비치, 3-0으로 이겨
‘테니스의 알리’ 송가와 격돌
내일 결승전 ‘명승부 예감’
조코비치, 3-0으로 이겨
‘테니스의 알리’ 송가와 격돌
내일 결승전 ‘명승부 예감’
‘왼손 천재’에 이어 ‘황제’도 무너졌다. 2008 호주오픈테니스대회 막판 또다시 대이변이 일어났다.
25일 멜버른 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단식 4강전. 세계 3위 노바크 조코비치(21·세르비아)가 세계 1위로 대회 3연패를 노리던 로저 페더러(27·스위스)를 2시간28분 만에 3-0(7:5:/6:3/7:6<5>)으로 누르고 결승에 올라 생애 첫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조코비치는, 전날 4강전에서 세계 2위 라파엘 나달(22)을 3-0(6:2/6:3/6:2)으로 완파한 ‘돌풍’의 조 윌프리드 송가(23·세계 38위·프랑스)와 27일 우승상금 128만달러를 놓고 격돌한다.
2005년부터 그랜드슬램대회에 출전했던 조코비치는 지난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대회인 유에스오픈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 주목을 끌었으며, 이번에 ‘무적’ 페더러를 잡으며 일약 최고스타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 16강전에서 레이튼 휴잇(호주), 8강전에서 5번 시드 다비드 페레르(스페인)을 연파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랜드슬램대회 15회 연속 4강에 오른 페더러가 4강전에서 무너지기는 2005년 프랑스오픈 이후 처음. 페더러는 윔블던 5연패, 유에스오픈 4연패의 위업을 이루는 등 그를 물리칠 자가 없었다.
조코비치의 결승 상대 역시 이번 대회 이변의 주인공인 송가. 외모가 젊은 시절 무하마드 알리(20세기 복싱 전설)를 빼닮았다 해서 ‘테니스의 알리’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다. 1m88, 90.9㎏의 거구로, 육중한 몸에서 뿜어나오는 서비스가 가공할 만하다. 나달과의 경기에서는 최고시속 221㎞의 서브를 앞세워 서비스 에이스를 17개나 기록하며 완승을 이끌어냈다.
1년 전만 해도 그는 세계 212위의 무명이었지만, 지난해 윔블던 4회전(16강), 유에스오픈 3회전 진출 등으로 급기야 세계 38위로 급상승했던 주인공. 송가는 순수한 프랑스인이 아니다. 그의 아버지(디디에 송가)는 아프리카 콩고 출신으로 핸드볼 선수였다. 핸드볼을 위해 프랑스로 이민을 갔고, 그곳에서 프랑스인 여자를 만나 결혼에 골인해 르망에서 송가를 낳았다. 송가는 이번 대회 1회전에서 세계 9위 앤디 머리(영국), 4회전서 8위 리샤르 가스케(프랑스), 5회전서 14위 미하일 유즈니(러시아) 등을 모두 격파하는 등 파란을 일으켰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