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가 27일 호주오픈 남자단식 결승에서 조 윌프리드 송가를 꺾고 우승이 확정되자 코트에 누워 환호하고 있다. 멜버른/AP 연합
‘돌풍’ 송가 3-1 잡고 호주오픈 정상 올라
이번 대회 초반, 그는 마리야 샤라포바의 서브동작을 흉내내 팬들의 배꼽이 빠지게 만들었다. 서브를 넣기 전 엉덩이를 뒤로 빼고 공을 몇번 튀긴 뒤 옆머리를 귀 뒤로 빗어넘기는 동작이었다. 지난해 유에스오픈에서도 라파엘 나달의 동작을 따라해 웃음꽃을 피웠다.
코트에서 남녀 가리지 않고 다른 선수들의 동작을 흉내내 ‘코트의 익살꾼’으로 알려진 노바크 조코비치(21·세르비아). 그가 세계 최고 실력을 뽐내며 생애 첫 그랜드슬램 타이틀의 영예를 안았다.
27일 멜버른 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08 호주오픈테니스 남자단식 결승. 세계 3위 조코비치는 ‘테니스의 무하마드 알리’ 조-윌프리드 송가(23·세계 38위·프랑스)를 맞아 3-1(4:6/6:4:6:3/7:6<7:2>) 역전승을 거두고 정상의 감격을 맛봤다. 우승상금 128만달러. 조코비치는 4강전에서 대회 3연패를 노리던 ‘황제’ 로저 페더러(27·스위스)를 3-0으로 완파해 이번 대회 최대 파란을 일으켰던 주인공.
조코비치는 이날 1m88, 90.9㎏의 육중한 몸집에서 뿜어져나오는 송가의 강서브에 고전해 첫 세트를 먼저 내줬으나, 빠른 발을 이용한 리턴샷 등 끈질긴 플레이로 역전극을 이끌어냈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4강 진출, 유에스오픈 2위 등을 차지하며 일약 세계적 스타로 떠올랐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는 7승을 올린 강호.
4강전에서 세계 2위 ‘왼손 천재’ 라파엘 나달(22·스페인)을 3-0으로 완파했던 송가는 샷 실수를 연발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전날 여자단식 결승에서는 ‘테니스 요정’ 마리야 샤라포바(21·러시아)가 아나 이바노비치(21·세계 3위·세르비아)를 2-0(7:5/6:3)으로 물리치고 이 대회 첫 우승 감격을 누렸다. 샤라포바는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 서리나 윌리엄스(미국)의 파워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던 한도 풀었다. 샤라포바는 1회전부터 결승까지 7경기에서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등 완벽한 우승을 일궈냈다. 16살이던 2004년 윔블던 우승으로 여자테니스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샤라포바는 2006 US오픈, 2008 호주오픈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 바짝 다가섰다. 이제 프랑스오픈 우승 하나만 남았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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