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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진 사제지간…싸늘한 쇼트트랙

등록 2005-04-15 18:17수정 2005-04-15 18:17

#1. 2003년 2월, 일본 아오모리 아시아 경기대회 쇼트트랙 경기장. 5000m 남자 이어달리기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들은 코치 앞에 섰다. 선수들은 그 코치를 향해 얼음판 위에서 큰절을 올렸다.

#2. 2005년 4월, 태릉 선수촌 숙소. 국가대표 남자 선수들은 코치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입촌을 거부했다가 다시 들어오며 같은 층, 같은 통로를 쓰는 코치와 “마주치는 일조차 없게 해달라”고 했다. 그러다 채 하루도 되지 않아 선수촌에서 쫓겨났다.

2003년의 코치와 2005년의 코치는 같은 사람이고, 2003년의 선수와 2005년의 선수도 다르지 않다. 코치는 김기훈이고 선수는 송석우, 오세종, 이승재다. 선수들은 태릉선수촌 입촌을 거부하다가 재입촌하던 13일, 김 코치가 같은 건물에 있는데도 거리낌없이 짐을 날랐다. 그 시각 김 코치는 4평짜리 통로쪽 방에 앉아 줄담배를 피웠다.

그들은 그렇게 하룻밤을 ‘따로, 함께’ 보냈다. 딱 하룻밤이었다. 선수와 부모들은 재입촌 뒤 요구사항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그러나 선수촌은 이들을 쫓아냈다. 몇 시간 뒤 김 코치도 사직서를 내고 선수촌을 나왔다. 전날까지 “그래도 애들 얼굴 보면 털고 가르쳐야죠”했던 그였다. 하지만 “굴욕감과 제자들을 잘못 가르쳤다는 자괴감”을 못 견뎠다.

춘래불사춘. 사제가 척진 쇼트트랙 판은 아직 겨울이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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