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 데이비스컵 16강 단식서 3시간46분 만에 승리
월드그룹 첫승!
이형택(32·세계 44위·삼성증권)이 남자테니스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9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독일 니더 작센주 브라운 슈바이크의 폴크스바겐 할레에서 열린 한국과 독일의 2008 데이비스컵 월드그룹 1회전(16강). 이형택은 두번째 단식에 나서 3시간46분의 혈투 끝에 플로리안 마이어(25·세계 68위)를 3-2(7:5/6:3/1:6/6:7<7:9>/6:3)로 눌렀다.
이로써 한국은 데이비스컵에 처음 출전한 1959년 이후 반세기 만에 세계 16강이 맞붙는 월드그룹에서 사상 첫 승리의 감격을 맛봤다. 월드그룹 첫승은, 축구로 치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이 폴란드를 2-0으로 잡고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 1승을 거둔 것에 견줄 만한 쾌거다.
한국은 1981년과 87년에도 월드그룹에 진출했으나, 1회전에서 각각 뉴질랜드와 프랑스에 0-5로 완패했다. 앞서 한국은 지난해 9월 슬로바키아와 벌인 플레이오프에서 이형택이 단식 두 경기와 복식에서 승리한 데 힘입어 3승1패로 20년 만에 월드그룹 진출했다.
월드그룹 첫승을 거둔 뒤 이형택은 “한국테니스의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였다. 월드그룹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후배들에게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1단식에 출전한 ‘신예’ 안재성(23·331위·건국대)은 세계 28위 필리프 콜슈라이버(25)를 맞아 0-3(2:6/2:6/2:6)으로 졌다. 1승1패를 기록한 한국은 남은 복식과 2단식(10일 오후 9시·?5CKBS N 스포츠 생중계)에서 2승을 올려야 8강에 진출한다.
이번 월드그룹 1회전에서는 러시아-세르비아, 체코-벨기에, 아르헨티나-영국, 이스라엘-스웨덴, 페루-스페인, 루마니아-프랑스, 오스트리아-미국 등이 8강 진출을 다투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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