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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기약없는 ‘복서의 꿈’

등록 2008-02-14 19:00수정 2008-02-15 14:12

권투 새내기들 가슴은 요즘 답답하기만 하다. 2008년 ‘신인왕전’이 언제 열릴지 아무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12일 저녁 수원 프라임 복싱클럽에서 하릴없이 샌드백을 후려치고 난 고교 3년생 이종화(17·라이트 플라이급)군의 반쯤 주먹 쥔 손.
권투 새내기들 가슴은 요즘 답답하기만 하다. 2008년 ‘신인왕전’이 언제 열릴지 아무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12일 저녁 수원 프라임 복싱클럽에서 하릴없이 샌드백을 후려치고 난 고교 3년생 이종화(17·라이트 플라이급)군의 반쯤 주먹 쥔 손.
최요삼 선수 사망후 기업후원 ‘뚝’
열리지 않는 ‘권투 신인왕전’…
샌드백만 후려치던 이름모를 주먹들, 운다

한파가 몰려오기 시작한 12일 저녁,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한 빌딩 4층 프라임 복싱클럽은 제법 자세가 잡힌 권투선수들이 줄 넘기는 소리와 샌드백을 후려치는 소리로 가득 찼다. 난방은 안 돼있지만 선수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내뱉는 숨으로 체육관은 후끈후끈 달아올랐다.

김종훈(35 페더급)씨가 12일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프라임 복싱클럽에서 주먹다지기 훈련을 하고 있다. 수원/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김종훈(35 페더급)씨가 12일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프라임 복싱클럽에서 주먹다지기 훈련을 하고 있다. 수원/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이들은 지난해 말, 늦어도 올초엔 열릴 예정이던 ‘권투 신인왕전’을 준비해온 새내기 복서들. 붕대 감은 손에 글러브를 끼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마치고 사각 링에 올라 스파링에 들어간 신인들. 머리보호대 틈새로 비치는 새내기들의 눈빛은 뭔가 해내겠다는 듯, 강렬하게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 이들 마음이 영 좋지 않다. 프로데뷔 테스트를 통과하고 시합경험 5회 이하인 새내기들의 도전이고 목표고 꿈인 ‘신인왕전’이 올해 열리지 못할 것 같은 분위기 탓이다.

강태호(17·왼쪽·헤비급)와 박민우(26·밴텀급)가 12일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프라임 복싱클럽에서 샌드백을 치며 펀치력을 키우고 있다. 수원/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강태호(17·왼쪽·헤비급)와 박민우(26·밴텀급)가 12일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프라임 복싱클럽에서 샌드백을 치며 펀치력을 키우고 있다. 수원/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지난해 12월25일 최요삼 선수가 경기 뒤 사망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사고 후 그동안 신인왕전을 후원해온 기업들 손길이 끊겼다. 지금으로선 언제 후원자가 나설지 기약이 없는 상태. 선수들은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올해 신인왕전이 열리지 못하면, 새내기들 중에는 학교문제, 취업, 군 입대 등으로 권투를 그만둬야할 처지에 놓이는 사람이 많다.

12일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프라임 복싱클럽에서 사각링에 오른 선수들이 실전과 같은 스파링을 하고 있다. 수원/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12일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프라임 복싱클럽에서 사각링에 오른 선수들이 실전과 같은 스파링을 하고 있다. 수원/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신인왕전에 대비해 7명의 새내기가 훈련하고 있는 프라임 복싱클럽 박철 관장은 “고 최요삼 선수도 신인왕전이 열리지 못한 채 후배들이 기약 없는 시간을 보내는 걸 알면 속이 상할 것”이라며 “그의 죽음으로 일정은 다소 늦춰지더라도 올해 신인왕전은 반드시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게 바로 최요삼 선수뿐 아니라 새내기들, 그리고 권투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순수하고 애절한 바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사진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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