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이 야간에 불을 밝힌 채 웅장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
2008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이 52개월간 공사를 마치고 18일 일반에 첫선을 보인다. 독특한 철골구조 때문에 ‘새 둥지’로 불리는 이 경기장은 이미 베이징올림픽과 중국 현대건축을 상징하는 명소로 떠올랐다. 입장권 발매가 시작된 13일에만 7700여장이 팔려나갔다.
2003년 12월 착공해 35억위안(4965억원)을 들여 완공한 이 경기장은 최대 9만1천명을 수용할 수 있다. 남북 길이가 333.3m, 동서 너비는 296.4m에 이른다. 가장 높은 곳은 68.이고, 낮은 곳은 42.8m이다. 위에서 보면 가운데가 뻥 뚫린 말안장 모양을 하고 있다.
이 경기장의 특징은 뭐니뭐니 해도 철골을 얼기설기 엮어 만든 독특한 외관이다. 설계자들이 응모할 때 ‘B11’로 부르던 이름이 ‘새 둥지’로 바뀐 것도 이 때문이다. 4만2천톤의 철골이 나뭇가지처럼 뻗어 있어 경기장 안에 들어서면 숲속에 들어선 듯하다. 햇빛을 거르는 특수막을 사용해 경기장 어디서도 그림자가 지지 않는다.
10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리히터 규모 8에 해당하는 강진에도 견딘다. 건물의 침하와 변형을 막고, 용접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중국에선 처음으로 ‘Q460’이라는 고강도 강재를 사용하는 등 중국 현대건축의 첨단기술이 동원됐다.
고난도 공정 때문에 경기장은 한때 ‘돈 먹는 하마’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바람에 애초 개폐식으로 만들려던 지붕을 고정했다. 그 대신 가운데 구멍을 넓히는 설계 변경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좌석 9천개와 강철 1만2천톤을 줄여 4억위안(567억원)을 절감했다.
중국은 이로써 이번 올림픽에 신축하려던 경기장 12곳을 모두 완공했다. 지난 1월 완공한 수영경기장은 입방체 형태의 외벽을 물방울로 꾸민 독특한 모양 때문에 ‘워터 큐브’로 불린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사진 신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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