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디 머레이(영국)가 1일(한국시각) 윔블던테니스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리샤르 가스케(프랑스)를 꺾고 8강 진출이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윔블던/AP 연합
윔블던 ‘영국인 우승’ 72년 염원
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열리는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 뒤쪽에는 ‘헨만 언덕’이 있다. 헨만 언덕은 한때 영국 테니스의 중심이었던 팀 헨만(33)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것. 미처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이들은 이곳에 모여앉아 공짜로 테니스 경기를 지켜본다. 그런데, 요즘 헨만 언덕은 새롭게 ‘머레이 언덕’으로도 불린다. 영국 테니스 신예 앤디 머레이(21·세계 11위)의 이름을 땄다. 머레이 언덕은 영국선수의 윔블던 우승을 바라는 강렬한 염원을 담고 있다. 영국 선수가 마지막으로 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해는 1936년(프레드 페리)이었다.
머레이는 1일(한국시각) 열린 윔블던 16강전에서 세계 10위 리샤르 가스케(프랑스)에 3-2(5:7/3:6/7:6/6:2/6:4), 대역전승을 거두고 8강전에 진출했다. 무려 3시간57분의 대혈투였다. 생애 처음 메이저대회 8강에 오른 머레이의 8강 상대는 라파엘 나달(스페인·세계 2위). 그는 “1년 반전에 나달과 경기했을 때 해볼만 하겠다고 생각했다. 쏭가(프랑스)가 호주 오픈에서 그를 이겼던 방법으로, 서브를 잘 넣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겠다”고 밝혔다. 상대전적은 3승무패로 나달이 우위에 있으나, 그동안 잔디코트에서는 한번도 대결한 적이 없다.
한편 여자단식 16강전에서는 옐레나 얀코비치(세르비아·3위)가 타마린 타나수가른(태국·60위)에게, 스베틀라나 쿠즈네쵸바(러시아·4위)는 애그니스카 라드반스카(폴란드·11위)에게 패하면서 1~4번 시드가 8강에 한 명도 들지 못하는 대이변이 일어났다. 메이저대회 단식 8강전에 4번 시드까지 아무도 오르지 못한 것은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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