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자매 출전 ‘올림픽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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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단 가운데에는 형제·자매가 유난히 많다. 형과 언니를 따라서, 또는 부모의 지도로 운동을 하다가 똑같이 재능을 드러낸 사례들이다. 피는 못 속이는 법이다. 그러나 어떤 형제는 코치·선수로 밀어주고 당겨주는 한편, 어떤 자매는 금메달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에서는 형(김인섭)이 코치로, 동생(김정섭)이 선수로 나선다. 한국 레슬링의 간판이었던 김인섭(35)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갈비뼈 부상에도 은메달을 따내는 투혼을 발휘했다. 김정섭(33)은 이번 올림픽 84㎏급에서 형의 한풀이에 나선다.
한국 남자체조 이주형(35) 감독과 이장형(34) 코치는 쌍둥이같이 꼭 닮은 연년생 형제다. 초등학교 때부터 형을 쫓아다닌 동생이 형을 따라 체조 선수가 됐다. 이주형 감독은 2000 시드니올림픽 평행봉 은메달을 땄고, 이장형 코치는 시드니에서 안마 종목 4위를 기록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형제의 공통된 소망은 김대은·양태영 등 후배선수들이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따는 일이다.
북한 선수단에도 자매선수가 있다. 여자체조의 홍은정(19)과 언니 홍수정(22)이 주인공. 언니 홍수정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도마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이번에는 급성장한 동생 홍은정에게 밀려 출전하지 못했다.
외국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태권도 남자 80㎏급의 스티븐 로페스(30), 남자 68㎏급의 마크 로페스(26), 여자 57㎏급의 다이애나 로페스(24) 세 남매는 이번 올림픽에 동반 출전한다. 맏형인 진 로페스(34)는 대표팀 코치로 동생들을 든든하게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기량도 뛰어나 태권도 종주국인 우리나라 선수들의 금메달 행진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 테니스에서는 형제·자매들이 ‘따로 또 같이’ 금메달을 노린다. 여자 테니스 단식의 비너스 윌리엄스(28)와 서리나 윌리엄스(27) 자매는 올림픽 지존의 자리를 놓고 일대 격돌이 불가피하다. 통산 전적은 동생인 서리나가 5승2패로 앞서 있다. 남자복식에서는 미국의 쌍둥이 형제인 밥 브라이언과 마이크 브라이언(30)이 함께 짝을 이뤄 금메달을 노린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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