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시코리 케이(18·일본)가 31일(한국시각) 유에스오픈에서 세계랭킹 4위 다비드 페레르(26·스페인)을 꺾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뉴욕/AP 연합
세계 4위 페레르 꺾어…나달·윌리엄스 자매도 안착
3시간33분의 대혈전. 왼다리에는 쥐가 났고, 양팔은 물론 등까지 쑤셨다. 그래도, 결과는 달콤했다. 프로선수의 참가가 허용된 1968년 이후 40년 만의 일본 남자 테니스 선수 유에스(US)오픈 16강 진출. 지금껏 일본 남자 선수의 그랜드슬램대회 최고 성적은 마쓰오카 슈조가 1995년 윔블던에서 기록한 16강이었다.
세계 126위의 니시코리 케이(18·일본)는 8월31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남자 단식 3라운드(32강전)에서 세계 4위 다비드 페레르(26·스페인)를 3-2(6:4/6:4/3:6/2:6/7:5)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1, 2세트를 따낸 니시코리는 3, 4세트를 내주며 흔들렸지만 마지막 5세트에서 상대의 서비스게임을 브레이크해내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마지막 5세트는 경기시간만 59분이었다.
니시코리는 지난 2월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대회에서 제임스 블레이크(미국·9위)를 누르고 일본 선수로는 1992년 마쓰오카 슈조 이후 처음 우승을 차지해 ‘될성부른 떡잎’으로 평가받아 왔다. 2003년부터 미국에서 유학했고, 지난해 프로리그에 뛰어들었다. 니시코리는 경기 후 “아직도 믿을 수 없다. 내 생애 제일 큰 승리”라며 기뻐했다. 페레르는 “니시코리는 장차 큰 선수가 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니시코리의 16강 상대는 후안 마틴 델 포트로(19·아르헨티나·17위)다.
세계 1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은 빅토르 트로이츠키(세르비아·71위)를 3-0(6:4/6:3/6:0)으로 완파하고 16강에 안착했다. 샘 쿼레이(미국·55위)와 8강 진출을 다투는 나달은 “어제보다 오늘 경기내용이 더 좋았다. 연습을 많이 했고, 그 때문에 자신감도 많이 생긴다”고 했다.
윌리엄스 자매(미국)도 나란히 16강에 진출했다. 언니 비너스(8위)는 알료나 본다렌코(우크라이나·31위)를 2-0(6:2/6:1)으로, 동생 서리나(3위)는 스기야마 아이(일본·32위)를 2-0(6:2/6:1)으로 제압했다. 윔블던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쳤던 둘은 16강전에서 승리하면 8강에서 맞붙는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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