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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야구]도박의 덫/김양희 기자

등록 2008-12-09 23:28수정 2008-12-10 01:06

야구선수와 도박, 그리고 여가생활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경기에 참가한 선수들로부터 나오는 무용담은 보통 ‘파친코’로 시작된다. ‘아무개는 얼마를 땄다’거나 ’아무개는 코피가 왕창 터졌다(너무 많이 잃었다는 것)’거나…. 더러는 짜증을 내고, 더러는 횡재했다며 흥분한다. 지난달 도쿄에서 열렸던 2008 아시아시리즈 때도 그랬다. 액수는 크지 않지만 월세 보증금을 군대가는 동료를 위로하느라 다 써버렸는데 다행히 파친코에서 그만큼의 돈을 따서 메웠다는 이야기도 그 중 하나였다.

짧게는 40일, 길게는 60일 가까이 외국에 나가 있게 되는 스프링캠프때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의 파친코 의존도는 더 커진다. 오전 개장시간에 맞춰 파친코에 갔더니, 감독이 이미 자전거를 타고 와서 줄을 서 있었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있다. 구단 특성에 따라 파친코를 못하게 하는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선수들은 왜 파친코를 할까. 단순한 이유를 말하자면, 할 일이 없어서다. 한국에서 가져온 디브이디(DVD)를 보거나, 선수들끼리 플레이스테이션 오락 등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일부 노장 선수들은 휴일에 골프를 치기도 하지만, 허리를 다칠 수 있다는 이유로 몇몇 구단은 이마저도 제한한다. 파친코는 별다른 기술이 필요없고 한국과 달리 일본에선 쉽게 접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일본이 전지훈련지로 급부상하면서, 파친코도 덩달아 선수들의 휴일을 파고들었다.

파친코가 일본 등 국외에서만 할 수 있는 도박이라면, 몇해전부터 급속히 퍼진 인터넷 오락은 안방에서도 누구나 할 수 있다. 특히, 경기가 늦게 끝나는 야구선수들의 경우 심야시간에 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에 스타크래프트나 야구·축구 오락 등으로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자유계약(FA)제도가 생긴 이후에는 몸관리를 위해 술은 자제하는 분위기라 선수들의 인터넷 의존도는 한층 커졌다. 일부 야구선수들이 음성적인 인터넷 도박에 빠져드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인터넷 도박은 주위사람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 선수들이 빠져들기가 더 쉽다.

조만간 인터넷 불법도박에 연루된 선수들의 검찰 소환조사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팬들 사이에선 도박연루선수가 누구인지 이니셜 맞추기놀이가 한창이고, 일부 언론은 성급하게 이번 사건이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미치는 영향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혐의가 있다고 해서 모두 다 유죄는 아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더러는 억울한 선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은 차분하게 검찰조사를 지켜볼 때다. 차후에 구단이나 해당선수를 비난해도 늦지는 않을 것이다.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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