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상무 임동규가 2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경기에서 대한항공 강동진과 진상헌의 가로막기 위로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인천/연합뉴스
신협상무, 3년만에 대한항공 제압 ‘이변’
20년 넘게 신협상무를 이끌어 온 최삼환 감독 목소리가 떨렸다. 시즌 전 “모든 프로팀을 한번씩은 잡겠다”던 그였지만, 2라운드가 채 끝나기도 전에 대어낚기에 성공할지는 예감하지 못한 듯했다. 최 감독은 “열심히 해준 선수들이 고맙다. 이제 (잡아야할 팀이) 세 팀 남았다”며 의지를 다졌다. 신협상무는 1, 2라운드에서 켑코45를 연거푸 제압한 바 있다.
1라운드에서 승승장구했던 대한항공과 신협상무의 2008~2009 V-리그 2라운드 경기가 펼쳐진 23일 인천 도원체육관. 첫 세트를 대한항공이 따내면서 모두 예상했던 결과가 점쳐졌다. 그러나, 2세트부터 신협상무의 끈질긴 수비가 힘을 발휘했고, 더불어 김상기 세터로부터 시작된 공격력도 살아났다. 임동규-김정훈 좌우쌍포가 불을 뿜은 것.
2, 3세트를 거푸 따낸 신협상무는 4세트 19-21로 뒤진 상황에서 김정훈과 김달호가 장광균·진상헌의 공격을 잇달아 가로막으면서 동점을 만들었고, 23-22에서 김철홍이 장광균의 시간차 공격을 차단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3-1 역전승. 신협상무가 대한항공을 물리친 것은 2005년 12월25일 이후 3년여 만이다. 대한항공과의 역대전적은 3승23패. 젊은 패기를 앞세운 신협상무가 이날 잡아낸 가로막기 수(11개)는 대한항공과 똑같았다.
최삼환 감독은 “칼라가 서브받기에 약해 그쪽으로 집중적으로 서브연습을 한 게 주효했다”며 “결정적일 때마다 경기를 풀어준 임동규가 다방면에서 잘해줘서 오늘의 수훈선수 같다”고 말했다. 임동규는 이날 공격성공률 52.5%를 앞세워 양 팀 선수 통틀어 최다인 24득점을 올렸다. 임동규는 “강타보다 연타를 많이 때렸는데, 대한항공 선수들 발이 무거웠던 것 같다”고 했다.
1라운드 전승을 했던 대한항공은 칼라(18득점)가 부진했고, 김학민 또한 10득점으로 묶이면서 쓰디쓴 패배를 맛봐야 했다. 대한항공은 2라운드에선 2승3패의 부진을 면치 못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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