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 특·장점으로 뽑아 본 2008 스포츠
연아 카리스마·태환 복근·지애 뚝심…
시련끝 얻은 ‘KS마크’ 세계를 뒤흔들다 유능한 발명왕 하니 박사는 완벽한 스포츠선수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비록 인조인간이지만, 절대 남에게 지지 않는 그런 선수를 머릿속에 그리며 2008년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었던 선수들의 장점을 하나씩 끄집어 냅니다. ① “뚝심하면 나!” 신지애 정신력 신체적인 조건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 그래서 대회 때마다 뚝심을 보여준 신지애(하이마트)를 제일 먼저 선택했습니다. 귀염성 많은 얼굴에 감춰진 신지애의 정신력은 놀랍기만 합니다. 비회원자격으로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을 비롯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3승을 거두면서 엘피지에이에서만 186만달러(24억2천만원)를 벌어들였죠. 스무살 어린 나이에 어쩌면 그리도 배짱이 좋은지. 내년 시즌 엘피지에이에서 꺽다리 미셸 위와 벌일 진검승부를 기대해 봅니다.
② “한마리 백조처럼” 김연아 얼굴 이때, 불현듯 스치는 얼굴 하나가 있습니다. 주위 모든 것을 다 빨아들일 듯 했던 김연아의 얼굴. 차가운 얼음 위 한마리 백조가 노니는 듯, 김연아(군포수리고3)는 형용할 수 없는 표정으로 정말 우아한 몸짓을 선보였습니다. 그랑프리 2개 대회 우승 뒤에 장기인 트리플 러츠를 뛰지 못해 그랑프리 파이널 3연패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어떻습니까. 사람들은 시간이 멈춘 듯한 숨막히는 순간을 경험했는데요. 김연아의 연기 뒤, 빙상장이 얼음 반 인형 반이 됐던 게 생각나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천여개의 인형들은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했으니 마음씀씀이 또한 천사 아닌가요. ③ “고래보다 미끈” 박태환 복근 얼굴이 대충 완성되자, 몸통을 만듭니다. 한여름,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가슴 뛰게 했던 박태환의 복근이 떠오릅니다. 박태환(단국대) 때문에 평소에 잘 모르던 폐활량(일반사람보다 2~3배는 좋다지요?)이니, 잠영거리니 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 200m 은메달. 올림픽 수영에서 외국 선수보다 한뼘은 더 작은 한국 선수가 메달을 목에 걸 날이 올지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세계 사람들은 금메달 8개를 한꺼번에 따낸 마이크 펠프스(미국)에 주목했겠지만, 우리에겐 박태환이 최고였습니다. 하니 박사는 박태환 따라서 ‘2009년엔 수영 한번 해볼까’도 생각하지만, 우리나라 수영장 시설은 너무 열악합니다. 정말 상암동 월드컵축구장에 물이라도 채워야 하는 건 아닌지 싶습니다. 그래도, 축구대표팀이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19년 만에 사우디 아라비아를 꺾었으니 그냥 놔둬야 할 것 같습니다. ④ “일본을 내손에” 김광현 팔 잡념을 버리고 뚝딱뚝딱 팔다리를 만듭니다. 팔은 김광현을, 다리는 박주영을 본땄습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김광현(SK)의 왼팔은 야구대표팀이 9전 전승으로 우승하는데 디딤돌이 됐습니다. 한국시리즈 우승도,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와 골든글러브도 모두 그의 몫이었죠. 좀 마른 것이 흠이지만, 어떻습니까. 그 팔로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면서 일본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녹다운시켰는데. 김광현의 긴 팔을 생각하다가, 문득 요절한 복싱 최요삼의 군더더기 없이 미끈했던 팔도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하늘에선, 붓지 않은 얼굴로 늘 웃고 있기를 바라봅니다. ⑤ “천재의 재발견” 박주영 다리 다리 후보는 많았습니다. 100m 세계신기록(9초69)을 세운 우샤인 볼트(자메이카)도 생각해봤으나, 국산만 할까 싶습니다. ‘볼트 녀석, 100m 결승 마지막에 1등인 걸 알고 세리머니하느라 스피드를 줄여버린 게 마음에 안 든다니까.’ 박주영(AS모나코)은 프랑스 1부리그 데뷔 첫 무대에서 벼락같은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100경기에 출전한 박지성도 있지만, 왠지 모르게 박주영에게 더 눈길이 갑니다. 젊은 피라서 그럴까요. 축구하니까 갑자기 스페인이 떠오릅니다. ‘유로 2008 우승 국가가 아마 스페인이었지. 그런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는 스페인(레알 마드리드)으로 간다는 거야, 안 간다는 거야.’ 이런, 잠시나마 잡생각을 했습니다. ⑥ “지구도 들어라” 장미란 힘 다시 집중합니다. 몸체를 완성했으니 이제 강한 힘을 불어넣어야겠지요. 힘하면 장미란 아니겠어요? 장미란(고양시청)은 베이징에서 세계를 들어올렸습니다. 열 남자 안 부러운 여장부였지요. 용상에서 186㎏을 들었을 땐 정말 할 말을 잃었습니다. 두 손으로 건장한 청년 두 명을 들었다는 것인데… 방송출연에서 말도 어쩜 그리 잘하는지. ⑦ “누나들 쓰러진다” 이용대 윙크 ‘이쯤하면 됐겠다’ 싶었을 때, 배드민턴 이용대의 살인윙크를 살포시 넣고 싶어집니다. 그 녀석 윙크에 쓰러진 누나들 때문에 열받은 남자들도 더러 있었겠지만, 그 순간엔 누구나 힘든 삶을 잊고 잠시나마 행복해질 수 있는 그런 윙크였던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남에게 윙크를 보낼 좋은 일만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만하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흠잡을 데 없는 한국의 스포츠선수 아닙니까. 하니 박사는 생각대로 된 것 같아 뿌듯해집니다. ‘난 내가 생각하는 최강의 스포츠 선수를 만들었을 뿐이고, 동의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고.’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시련끝 얻은 ‘KS마크’ 세계를 뒤흔들다 유능한 발명왕 하니 박사는 완벽한 스포츠선수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비록 인조인간이지만, 절대 남에게 지지 않는 그런 선수를 머릿속에 그리며 2008년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었던 선수들의 장점을 하나씩 끄집어 냅니다. ① “뚝심하면 나!” 신지애 정신력 신체적인 조건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 그래서 대회 때마다 뚝심을 보여준 신지애(하이마트)를 제일 먼저 선택했습니다. 귀염성 많은 얼굴에 감춰진 신지애의 정신력은 놀랍기만 합니다. 비회원자격으로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을 비롯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3승을 거두면서 엘피지에이에서만 186만달러(24억2천만원)를 벌어들였죠. 스무살 어린 나이에 어쩌면 그리도 배짱이 좋은지. 내년 시즌 엘피지에이에서 꺽다리 미셸 위와 벌일 진검승부를 기대해 봅니다.
② “한마리 백조처럼” 김연아 얼굴 이때, 불현듯 스치는 얼굴 하나가 있습니다. 주위 모든 것을 다 빨아들일 듯 했던 김연아의 얼굴. 차가운 얼음 위 한마리 백조가 노니는 듯, 김연아(군포수리고3)는 형용할 수 없는 표정으로 정말 우아한 몸짓을 선보였습니다. 그랑프리 2개 대회 우승 뒤에 장기인 트리플 러츠를 뛰지 못해 그랑프리 파이널 3연패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어떻습니까. 사람들은 시간이 멈춘 듯한 숨막히는 순간을 경험했는데요. 김연아의 연기 뒤, 빙상장이 얼음 반 인형 반이 됐던 게 생각나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천여개의 인형들은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했으니 마음씀씀이 또한 천사 아닌가요. ③ “고래보다 미끈” 박태환 복근 얼굴이 대충 완성되자, 몸통을 만듭니다. 한여름,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가슴 뛰게 했던 박태환의 복근이 떠오릅니다. 박태환(단국대) 때문에 평소에 잘 모르던 폐활량(일반사람보다 2~3배는 좋다지요?)이니, 잠영거리니 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 200m 은메달. 올림픽 수영에서 외국 선수보다 한뼘은 더 작은 한국 선수가 메달을 목에 걸 날이 올지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세계 사람들은 금메달 8개를 한꺼번에 따낸 마이크 펠프스(미국)에 주목했겠지만, 우리에겐 박태환이 최고였습니다. 하니 박사는 박태환 따라서 ‘2009년엔 수영 한번 해볼까’도 생각하지만, 우리나라 수영장 시설은 너무 열악합니다. 정말 상암동 월드컵축구장에 물이라도 채워야 하는 건 아닌지 싶습니다. 그래도, 축구대표팀이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19년 만에 사우디 아라비아를 꺾었으니 그냥 놔둬야 할 것 같습니다. ④ “일본을 내손에” 김광현 팔 잡념을 버리고 뚝딱뚝딱 팔다리를 만듭니다. 팔은 김광현을, 다리는 박주영을 본땄습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김광현(SK)의 왼팔은 야구대표팀이 9전 전승으로 우승하는데 디딤돌이 됐습니다. 한국시리즈 우승도,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와 골든글러브도 모두 그의 몫이었죠. 좀 마른 것이 흠이지만, 어떻습니까. 그 팔로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면서 일본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녹다운시켰는데. 김광현의 긴 팔을 생각하다가, 문득 요절한 복싱 최요삼의 군더더기 없이 미끈했던 팔도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하늘에선, 붓지 않은 얼굴로 늘 웃고 있기를 바라봅니다. ⑤ “천재의 재발견” 박주영 다리 다리 후보는 많았습니다. 100m 세계신기록(9초69)을 세운 우샤인 볼트(자메이카)도 생각해봤으나, 국산만 할까 싶습니다. ‘볼트 녀석, 100m 결승 마지막에 1등인 걸 알고 세리머니하느라 스피드를 줄여버린 게 마음에 안 든다니까.’ 박주영(AS모나코)은 프랑스 1부리그 데뷔 첫 무대에서 벼락같은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100경기에 출전한 박지성도 있지만, 왠지 모르게 박주영에게 더 눈길이 갑니다. 젊은 피라서 그럴까요. 축구하니까 갑자기 스페인이 떠오릅니다. ‘유로 2008 우승 국가가 아마 스페인이었지. 그런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는 스페인(레알 마드리드)으로 간다는 거야, 안 간다는 거야.’ 이런, 잠시나마 잡생각을 했습니다. ⑥ “지구도 들어라” 장미란 힘 다시 집중합니다. 몸체를 완성했으니 이제 강한 힘을 불어넣어야겠지요. 힘하면 장미란 아니겠어요? 장미란(고양시청)은 베이징에서 세계를 들어올렸습니다. 열 남자 안 부러운 여장부였지요. 용상에서 186㎏을 들었을 땐 정말 할 말을 잃었습니다. 두 손으로 건장한 청년 두 명을 들었다는 것인데… 방송출연에서 말도 어쩜 그리 잘하는지. ⑦ “누나들 쓰러진다” 이용대 윙크 ‘이쯤하면 됐겠다’ 싶었을 때, 배드민턴 이용대의 살인윙크를 살포시 넣고 싶어집니다. 그 녀석 윙크에 쓰러진 누나들 때문에 열받은 남자들도 더러 있었겠지만, 그 순간엔 누구나 힘든 삶을 잊고 잠시나마 행복해질 수 있는 그런 윙크였던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남에게 윙크를 보낼 좋은 일만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만하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흠잡을 데 없는 한국의 스포츠선수 아닙니까. 하니 박사는 생각대로 된 것 같아 뿌듯해집니다. ‘난 내가 생각하는 최강의 스포츠 선수를 만들었을 뿐이고, 동의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고.’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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