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터 김상기 날자 끈질긴 수비력도 살아나
프로 안부러운 스폰서 빵빵 ‘또하나의 힘’
프로 안부러운 스폰서 빵빵 ‘또하나의 힘’
지난 연말 신협상무가 대한항공을 누를 때만 해도, ‘어쩌다 한번 이긴 거겠지’ 싶었다. 하지만, 신협상무는 6일 ‘골리앗’ 삼성화재마저 무릎꿇렸다. 앞선 1라운드 때도 현대캐피탈과 풀세트 접전을 벌였고, 엘아이지손해보험과도 한끗 차이의 박빙승부를 선보였다. 이제 신협상무는 단순한 아마추어 초청팀이 아닌, 프로팀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공포의 외인구단’이 됐다. 신협상무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올까.
■ 세터 김상기의 힘 배구는 절반 이상이 세터놀음이다. 6일 삼성화재전이 그랬다. 문용관 해설위원은 “세터 김상기(신협상무)가 삼성화재 블로킹을 거의 갖고 노는 수준의 토스를 했다”고 분석했다. 이를 반영하듯, 삼성화재의 이날 가로막기수(8개)는 신협상무(11개)보다 적었다. 각 팀 주요 공격수들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아 무명 공격수들이 주전으로 뛰는 신협상무가 프로팀을 잡는 열쇠는 바로 김상기인 셈이다. 김상기가 빠진 켑코45가 1승도 못 거두는 지금의 상황을 보면 그의 중요성은 도드라진다.
■ 몸날리는 수비력 신협상무는 전통적으로 수비가 튼실했다. 군 특유의 패기로 뭉쳐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가 자주 나온다. 대한항공전과 삼성화재전에서도 칼라와 안젤코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반격의 실마리를 풀어나갔다. 신협상무는 현재 서브받기와 디그(상대팀 스파이크를 받아내는 것) 부문에서 팀 1위를 달리고 있다. 리베로 이강주는 디그 부문 1위이다. 지난 시즌에도 신협상무는 서브받기·디그에서 1위를 기록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수비가 강하다는 것은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뜻도 된다.
■ 든든한 스폰서 상무는 2008~2009 시즌에 앞서 신협과 2년 6억원 가량의 스폰서십 계약을 했다. 버스도 29인승으로 바뀌었고, 중요한 경기를 치르면 당일 현지에서 숙박도 한다. 신협쪽에서 단체응원단도 나와, 플랫카드를 흔들면서 선수들의 이름을 목청껏 불러주기도 한다. 적은 액수이기는 하지만 동기부여가 되는 격려금도 나온다. 이만하면 군소속 선수들이기는 하나, 프로선수들 부럽지 않다. 선수들이 올시즌 좀 더 분발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한편, 신협상무 선수들은 7일 오전 특전사 군악대의 팡파르를 받고 열렬한 환영을 받으면서 부대로 복귀했다. 최삼환 상무 감독은 헹가래까지 받았다는 후문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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