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레나 도키치(26·호주·세계 187위). 사진/AP연합뉴스
3년만에 메이저 컴백 8강에
2009년 테니스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서 ‘도키치 열풍’이 거세다. 비록 27일 여자단식 8강전에서 2시간30분 가까운 혈투 끝에 세계 3위 디나라 사피나(러시아)에게 1-2(4:6/6:4/4:6)로 패해 4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옐레나 도키치(26·호주·세계 187위)는 화려한 부활탄을 쏘아올렸다.
도키치는 열여섯살이던 지난 1999년 윔블던 1라운드 때 당시 세계 1위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를 누르며 깜짝 등장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여자단식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등 승승장구하며 2002년 한때 세계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아버지 다미르 도키치와 갈등을 빚고 중간에 국적을 세르비아로 옮기는 등 홍역을 치르면서 성적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2006년 국적을 다시 호주로 바꾸는 등의 변화를 주면서 재기에 몸부림친 도키치는 결국 2006년 이후 3년 만에 간신히 메이저대회 출전권을 얻은 올해 호주오픈에서 화끈한 컴백쇼를 벌였다.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도키치지만, 2003년 절연한 아버지와의 관계회복은 여전히 꺼리고 있다. 다미르는 1999년 윔블던에서 만취상태로 추태를 부리는 등 잦은 기행으로 딸을 난처하게 하곤 했다. 2001년 세르비아로 국적을 바꿨던 것도 호주오픈 대진운이 도키치에게 불리했다고 판단한 아버지 때문이었다.
도키치는 여자단식 8강 진출 직후 아버지가 자신의 경기를 직접 보고 싶어한다는 소식을 접하자, “아버지와 나의 관계는 이미 끝났다”면서 선을 그었다. 세르비아에 살고 있는 다미르는 이에 대해 “내가 옐레나에게 처음 테니스 라켓을 쥐어주고, 세계 4위까지 만들어줬는데 그렇게 말하다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했다. “어떤 가족이나 문제는 있다. 결국 상처는 아물 것”이라며 관계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한편, 남자단식 8강전에서는 앤디 로딕(미국·9위)이 디펜딩 챔피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3위)에 세트 스코어 2-1로 앞선 상황에서 기권승을 거뒀다. 로딕은 후안 마틴 델 포트로(아르헨티나·6위)를 3-0(6:3/6:0/6:0)으로 누른 로저 페더러(스위스·2위)와 결승행을 다툰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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