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무 선임기자
김경무 선임기자의 스포츠오디세이 /
요즘 한국 스포츠가 국제무대에서 잇따라 빛나는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김인식호의 2회 세계야구클래식(WBC) 준우승, ‘피겨여왕’ 김연아의 2009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싱글 금메달 …. 이번 주말에는 ‘미소천사’ 신지애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 내비스코 챔피언십 우승 도전에 나선다니, 또 한번 낭보를 기대해봅니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보여줬듯이, 몇몇 종목 한국 스포츠 기량은 세계 정상급을 넘어섰습니다. 그런데, 과연 스포츠 선수들을 지원하는 대한체육회나 산하 경기단체들 수준은 그에 걸맞는 것인지 새삼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최근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에 새로 취임한 선종구 하이마트 사장이 “선수들 기량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경기단체는 그렇지 못하다”고 일성을 날려 임원과 사무국 직원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경기단체도 시스템적으로 움직이는 등 선진화해야 한다는 취지였는데, 공감할 부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실제 많은 아마추어 종목 경기단체들의 사무국 업무 수준이나 이사회 등 임원들의 인적 구성을 보면, 정말 구태의연하고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생각을 지워버릴 수 없습니다. 가령, 박태환이 베이징올림픽에서 남자자유형 400m 금메달이라는 전무후무한 업적을 이뤄냈지만, 올림픽 이후 대한수영연맹은 존재감이 거의 없습니다. 회장이 과연 활동하고 있는지, 이사회나 경기력위원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언론들조차 도무지 알기 힘듭니다. 게다가 수영 종목 특성상 박태환 전담팀은 기량 향상을 위해 촌외 개인훈련이나 해외 전지훈련을 주장하고 있지만, 수영연맹은 태릉선수촌 입촌만을 강조하며 박태환 쪽과 아주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기단체 선진화는 무엇일까요. 임원이나 사무국이 실무능력있는 인물들로 꾸려지고, 업무 수준도 우량기업 수준으로 질을 높여야 한다고 봅니다.
이사회나 각종 위원회의 인적 구성도 다양화해야 합니다. 경기위원회 같은 경우는 그 종목에 뼈가 굵은 사람들이 맡더라도, 다른 파트는 능력있는 외부인사를 과감하게 기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경기인들끼리 파벌을 형성해 자리다툼이나 하는 그런 수준의 경기단체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