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성공률 66%…10개구단 중 꼴찌
자유투 주제로 논문 쓴 강을준 감독 ‘민망’
자유투 주제로 논문 쓴 강을준 감독 ‘민망’
프로농구 창원 엘지가 서울 삼성과의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부정확한 자유투 때문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엘지는 정규리그 자유투 성공률 65.8%로 10개 구단 가운데 꼴찌다. 특히 전력의 핵심인 브랜든 크럼프는 42.5%로 상대 반칙작전의 표적이 되곤 한다.
엘지는 1차전에서 자유투 18개 가운데 8개를 실패해 8점 차 패배를 자초했고, 2차전에서도 7개나 놓쳤다. 31일 창원 안방에서 열린 3차전에서는 자유투 30개를 던져 고작 11개만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37%. 상대팀 삼성의 자유투 성공률은 88%(24개 중 21개)였다.
크럼프는 자유투 16개를 얻어 6개만 성공시켰고, 아이반 존슨과 기승호, 전형수도 각각 자유투 3개, 2개, 2개를 얻었지만 돌림병을 앓듯 하나도 넣지 못했다. 강을준 감독이 경기 뒤 “이렇게 자유투를 못 넣고 이긴 것은 기적”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4쿼터 종료 4.9초를 남기고 70-71로 뒤진 상황에서 엘지 크럼프가 자유투 2개를 얻었을 때였다. 크럼프는 1구를 놓친 뒤 2구를 넣어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크럼프는 연장에서도 1점을 앞선 종료 19초 전 얻은 자유투 1개를 성공시켜 팀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이미 2패를 당해 이날 졌으면 이번 시즌을 마감해야 했던 터라 크럼프의 막판 자유투 성공은 더욱 극적이었다.
크럼프는 경기 뒤 “시즌 초에는 괜찮았는데 올스타 휴식기 이후 부담을 많이 가지면서 자유투에 문제가 생겼다”며 “연습을 더 해서 자신감을 찾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강을준 감독의 석사학위 논문은 ‘농구선수들의 경쟁불안이 자유투 성공률에 미치는 영향’이다. ‘자유투 석사’가 자유투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강 감독은 “하필 그 논문 때문에 더더욱 얼굴 들기 힘들다”며 “2일 4차전에서는 적어도 다섯 개 던지면 세 개는 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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