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규가 훈련을 하면서 장기인 포핸드 스트로크를 날리고 있다. 임용규는 안동고에서 훈련을 할 때는 하루 4~5시간을 코트 위에서 보낸다. sucoi.com 제공
[36.5 ℃ 데이트] 테니스 임용규
인도 퓨처스대회 우승…“대학생 되면 아시아 정상”
9살 때 라켓 잡아…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 장점 생김새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 별명이 ‘괴물’이다. 안동중 3학년 때 주니어 테니스대회로는 꽤 역사가 깊은 장호배에서 쟁쟁한 고등학생 형들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뒤부터다. 대회 사상 중학생이 우승한 것은 처음이었다. 임용규(18·안동고3)도 이 별명이 싫지는 않다. 언젠가는 세계 테니스 코트를 호령할 ‘괴물’이 되고픈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테니스팬인 아버지를 따라다니다가 테니스의 매력에 빠져 초등학교 2학년 때 라켓을 쥐었다. 코트를 마주보고 상대선수와 기싸움을 벌이는 게 꽤 재미가 있었다. 게다가 한참 뒤지고 있다가 역전했을 때의 짜릿한 기분이란 …. 임용규는 “가끔 지겨울 때도 있는데 괜찮아요. 이젠 ‘내가 살 길은 이 길이다’는 마음으로 경기해요”라며 웃었다. 지난해 말 장호배 3연패를 이룬 뒤 좋은 일이 계속 생겼다. 든든한 후원사(한솔)가 생겼고,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에 뽑혀 이형택 등과 3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데이비스컵(남자 테니스 국가대항전)에도 나갔다. 1-3으로 승부가 기운 뒤 4번째 단식 주자로 나서 세계순위 499위 무라드 이노야토프와 맞섰는데, 너무 긴장했는지 첫 세트를 따내고도 역전패하고 말았다. “결과가 이미 나온 상황이라 부담은 없었는데, 막상 코트에 서니까 떨리더라고요.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뛴 데뷔전이어서 그랬나봐요.”
임용규(18·안동고3)
“로저 페더러(스위스·세계 2위)의 냉철함과 라파엘 나달(스페인·세계 1위)의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닮고 싶다”는 임용규. 열여덟 청년은 테니스의 ‘박태환’과 ‘김연아’를 꿈꾸며 오늘도 수백개의 공을 네트 너머로 때리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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