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코(삼성화재)가 10일 프로배구 브이(V)리그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상대 선수들의 가로막기를 뚫고 강타를 날리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디그 43개·가로막기 12개…‘현대 높이’ 제압
안젤코 43득점…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기록
안젤코 43득점…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기록
팽팽하던 1세트 중반,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 주문한 것은 두 가지. “수비할 때 서 있지 말고 모두 미리 몸을 낮추고 있을 것”과 “(상대 가로막기를 피하기 위해) 코트 앞에서 순간적으로 빨리 뛰어오를 것”이었다.
선수들은 신 감독의 지시에 충실했다. 1m75의 리베로 여오현부터 2m의 라이트 안젤코까지 몸을 잔뜩 숙이고 있다가 네트 앞에서 가로막기에 퉁겨져 나오는 공마다 몸을 내던졌다. 기록된 디그만 43개. 공격에서도 반 박자 빠른 속공플레이로 현대캐피탈의 거미손을 뚫었다. 1세트에만 4개였던 현대캐피탈의 가로막기는 2~4세트를 통틀어 5개에 그쳤다. 가로막기만 보면 삼성화재가 12개로 현대캐피탈 9개보다 많았다. 활발한 움직임으로 주전 평균 키 6㎝의 차이(현대캐피탈 1m98·삼성화재 1m92)를 넘어선 것이다.
2008~2009시즌 챔피언으로 가는 고빗길이었던 10일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삼성화재가 3-1로 역전승할 수 있었던 요인은 찰거머리 수비와 속공이었다. 삼성화재는 12일 오후 2시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4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두 시즌 연속 왕좌에 오르게 된다.
‘크로아티아 특급’ 안젤코는 이날도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며 역대 포시트시즌 최다득점인 43득점(이전 39득점)을 올렸다. 득점 중 절반 이상(23득점)을 후위공격으로 따낼 정도로 파괴력이 넘쳤다. 공격성공률도 63.33%로 높았다. 하지만, 안젤코는 4세트 막판 현대캐피탈 앤더슨의 서브득점이 인정된 뒤 공을 상대코트로 강하게 내리꽂는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현대캐피탈은 주전 센터 윤봉우가 손부상으로 2세트부터 나설 수 없던 게 컸다. 중앙이 번번이 뚫려 미처 손쓸 틈 없이 급격히 무너졌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윤봉우가 빠지면서 가운데 공간이 무너져 안젤코에게 무차별 폭격을 당했는데, 집중력을 갖춰야만 이러한 부분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남자 챔프 3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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