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주세혁(29·삼성생명), 김경아(32·대한항공)
주세혁·김경아, 요코하마 세계탁구선수권 출사표
컨디션 최상…접착제 금지규정도 수비형에 유리
컨디션 최상…접착제 금지규정도 수비형에 유리
“지금 중국에 자극 줄 선수는 세혁이 밖에 없어요.”(유남규 감독)
“베이징올림픽에는 못 나가 아쉬움이 있었는데, 요즘 세혁이를 보면 환상적인 탁구를 하는 것 같아요. 다시는 그런 선수 안 나올 것 같아요.”(정현숙 전 탁구협회 홍보이사)
지난 21일 오후 서울 태릉선수촌 개선관. 2009 세계탁구선수권대회(4.28~5.5·일본 요코하마)를 눈앞에 두고 탁구대표팀이 맹훈련 중인 가운데, 올해 들어 국가대표 에이스로 성장한 ‘수비의 마술사’ 주세혁(29·삼성생명·왼쪽 사진)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이번 세계대회 개인전에서 중국세를 깨고 가장 메달권에 근접할 선수라는 것.
주세혁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는 세계랭킹이 낮은 데다 윤재영(삼성생명)에 밀려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카타르·쿠웨이트오픈에서 강력한 커트와 공격력으로 중국의 간판스타를 잇따라 움찔하게 했다. 세계 5위 왕리친에 1승1패, 세계 7위 첸치에 1승을 거뒀다. 세계 1위 왕하오(중국)에 3-4로 졌지만, 거의 대등한 경기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림픽 이후 4개 국내 대회에서도 29전27승2패로 93.1%의 승률을 보였다. 현재 세계랭킹 9위. 한국선수 중 최고다.
주세혁은 2003 파리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아쉽게 베르너 쉴라거(오스트리아)에 2-4로 져 금메달은 놓쳤지만, 수비전형으로 2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당시 좀 급했어요. 좀 심리적으로 참았어야 하는데, 컨디션이 워낙 좋아 치면 다 들어갈 것 같았어요.” 그는 이번에는 반드시 4강에 든 뒤 여세를 몰아 우승까지 노려보겠다고 벼른다.
국제탁구연맹이 지난 8월 올림픽 이후 라켓과 러버 사이에 휘발성 접착제(고무풀)를 칠하지 못하게 하면서 공격수들의 파워가 줄어든 것도 상반된 전형의 주세혁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공격수가 친 볼의 속도가 100에서 70 정도로 줄어들면서 회전 덜 먹고 들어오니, 수비전형이 받아쳐 낮게 보낼 수 있어 좋아진 거죠.” 유남규 감독의 분석이다.
유 감독은 커트가 더 안정되고, 기복없는 플레이를 하는 것, 그리고 공격력이 강화된 게 주세혁의 장점이라고 했다. 주세혁은 중국 선수 중 “왕하오는 볼 파괴력과 지구력까지 겸비해 가장 까다롭다”고 했다. 그러나 마린(세계 2위) 등 다른 선수들은 예전보다 파괴력이 떨어져 지구력만 좀 더 보완하면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여자대표팀 맏언니로 역시 커트 전문인 김경아(32·대한항공·오른쪽)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현정화 감독은 “지금 최상의 컨디션에 버금간다. 너무 좋아 조심스럽다”고 되레 걱정이다. 김경아는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수비전형의 선수로 개인전(여자단식) 동메달을 따내며 탁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주인공. 베이징올림픽 여자단체전 동메달의 주역이기도 하다.
김경아의 목표는? “여자복식 1등, 여자단식 4강입니다.” 박미영(삼성생명)과 짝을 이루는 여자복식에서 세계 최강 중국의 장이닝-궈예 짝을 제치고 정상에 오르겠다는 것이다. 현 감독은 “김경아가 여자복식에 목숨을 걸었다”고 귀뜸했다. 남자실업선수 파트너 등과 하루 6시간 가량의 실전훈련을 80여일 동안 해온 김경아. 독기가 천장을 찌를 듯 하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김경아의 목표는? “여자복식 1등, 여자단식 4강입니다.” 박미영(삼성생명)과 짝을 이루는 여자복식에서 세계 최강 중국의 장이닝-궈예 짝을 제치고 정상에 오르겠다는 것이다. 현 감독은 “김경아가 여자복식에 목숨을 걸었다”고 귀뜸했다. 남자실업선수 파트너 등과 하루 6시간 가량의 실전훈련을 80여일 동안 해온 김경아. 독기가 천장을 찌를 듯 하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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