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맨 왼쪽) 등 케이씨씨 선수들이 1일 2008~2009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7차전에서 삼성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자 코트로 뛰어나오며 환호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삼성에 4승3패로 챔피언 등극
허재 사상 첫 선수-감독 ‘우승’
허재 사상 첫 선수-감독 ‘우승’
마지막 승부를 보려는 팬들로 ‘농구의 도시’ 전주가 들끓었다. 체육관 좌석은 4600석이었지만 5533명이 들어찼다. 경기장 밖에선 수천 명이 대형 스크린을 보면서 거리응원을 폈다. 통로까지 가득 메운 농구팬들의 함성은 홈팀 케이씨씨가 뒤집기에 성공하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1일 2008~2009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마지막 싸움이 벌어진 전주체육관. 3승1패 뒤 2연패를 당해 위기에 몰렸던 전주 케이씨씨가 서울 삼성을 98-82로 꺾고, 4승3패로 왕좌에 올랐다. 케이씨씨 전신인 현대농구단까지 포함해 통산 최다인 네 번째 정상 등극이다. 허재 케이씨씨 감독은 처음으로 선수와 감독으로 우승컵을 차지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기자단 투표 67표 중 60표를 얻어 최우수선수(MVP)가 된 추승균은 개인통산 최다인 네 번의 챔피언 반지를 끼게 됐다.
기선은 삼성이 제압했다. 2쿼터 초에는 10점 차(33-23)까지 점수를 벌렸다. 하지만 승부는 파울에서 갈렸다. 삼성의 파울 수와 비례해 케이씨씨의 점수는 차곡차곡 쌓여갔다. 케이씨씨는 승부처였던 2쿼터에서 자유투로만 연속 12득점하는 등 전반 46점 중 절반 가까운 21점을 자유투로 넣었다. 삼성은 이상민이 2쿼터에, 차재영·이정석이 3쿼터에 잇따라 4반칙에 걸렸다. 이규섭은 3쿼터가 끝나기도 전에 5반칙 퇴장당했다. 전반전 자유투 수는 케이씨씨가 30개였고, 삼성은 7개였다.
케이씨씨는 전반 종료 직전 강병현이 시간에 쫓겨 던진 3점 슛이 림을 톡톡 튀기다가 들어갔다. 승리를 예감케 하는 행운의 버저비터였다. 전반을 46-44로 역전한 채 기분 좋게 라커룸으로 들어간 것. 3쿼터에선 외곽포까지 살아났다. 49-48에서 강병현과 추승균, 브랜드의 잇따른 3점슛 등이 이어지며 59-48, 11점 차로 달아났다. 4쿼터에선 한때 25점 차까지 벌렸다. 추승균(24점)과 발목 부상에서 회복한 하승진(18점 15튄공잡기)이 맹활약했다. 하승진은 자유투를 8개 던져 6개나 성공시켰고, 덩크슛도 2개를 꽂으며 상대 기를 꺾었다. 허 감독은 경기 뒤 “두 시간 동안 경기를 어떻게 치렀는지 어리둥절하다. 모자란 감독을 끝까지 믿고 따라 준 선수들이 고맙다”며 활짝 웃었다.
안준호 감독의 삼성은 테렌스 레더가 34득점을 올렸지만, 국내 선수들의 파울 누적으로 추격할 힘을 잃었다. 그러나 삼성은 7차전까지 이어진 챔피언전 명승부를 통해서 ‘명가’의 저력을 보여줬다. 안준호 감독은 “2쿼터 10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해 아쉽다. 케이씨씨의 우승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전주/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챔피언 결정 7차전
프로농구 챔프전 1~7차전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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