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로저 페더러(28·스위스·세계 2위), 가엘 몽피스(23)
홈 관중 업은 몽피스와 8강전
로저 페더러(28·스위스·세계 2위)가 지금껏 움켜쥔 메이저대회 트로피는 13개. 피트 샘프러스(미국)가 보유중인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14차례)에는 하나가 모자란다. 남자 테니스 사상 통산 6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연도에 관계없이 4개 메이저대회 모두 우승하는 것) 달성에도 하나가 부족하다. 프랑스오픈 우승 트로피가 필요하다. 프랑스오픈에서는 ‘클레이코트의 제왕’ 라파엘 나달(스페인·1위)에 번번이 패하며 연속 3차례 준우승만 했다.
이제 기회가 왔다. 나달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4위)도 없는 가운데 생애 14번째 메이저대회 우승과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까지 앞으로 3번만 더 이기면 된다. 8강전 상대는 앤디 로딕(미국·6위)을 꺾고 올라온 가엘 몽피스(23). 세계순위는 10위지만, 그의 안방에서 경기를 한다는 게 좀 걸린다. 프랑스팬들의 일방적 응원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질 시몽(7위), 조 윌프리드 총가(9위)가 탈락해, 그는 8강전까지 유일하게 살아남은 프랑스 선수다. 페더러는 프랑스(몽피스)를 넘어야만 프랑스 정복을 꿈꿀 수 있다.
페더러와 몽피스는 지금껏 4차례 맞붙어 모두 페더러가 승리했다.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는 4강전에서 만나 3시간이 넘는 치열한 접전 끝에 페더러가 3-1로 승리했다. 페더러는 “내가 꿈꿔온 시나리오는 결승전에서 나달을 물리치는 것이었다”며 “상황이 바뀌었지만 개의치 않고 결승까지 내 경기를 하겠다”고 했다.
2일 밤(한국시각) 열린 남자 단식 8강전에서는, 나달을 꺾는 대이변을 연출했던 로빈 소델링(스웨덴·25위)이 니콜라이 다비덴코(러시아·11위)를 3-0(6:1/6:3/6:1)으로 눌렀다. 소델링이 메이저대회 4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관의 여자 세계 1위 디나라 사피나(러시아) 또한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시·9위)에게 2-1(1:6/6:4/6:2) 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안착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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