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한선수가 1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09 월드리그 국제배구대회 B조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공격에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장신군단 프랑스에 연패
팬들은 고비마다 한 목소리로 “한국! 한국!”을 외쳤다. 한국 선수들이 강한 스파이크를 프랑스 코트에 내리꽂으면 “와~”하는 함성이 체육관을 흔들었다. 선수들도 주저없이 몸을 날리면서 공을 받아냈다. 비록 “마지막 안방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김호철 대표팀 감독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팬들은 그런 선수들을 우뢰와 같은 박수로 격려했다.
1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09 월드리그 B조 프랑스전. 한국(세계 18위)은 투지를 앞세워 분전했지만, 평균키 197.5㎝의 프랑스(세계 17위)에 눌리며 1-3(21:25/25:21/29:31/23:25)으로 졌다. 선수들의 몸은 유럽(프랑스)-남아메리카(아르헨티나)로 이어진 2주 동안의 원정경기로 천근만근 무거워져 있던 상태였다. 밑바닥까지 떨어진 체력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서브나 서브받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문성민이 21점을 올렸고, 프랑스에선 스파이크 때 높이가 각각 3m50과 3m52에 이르는 앙토냉 루지에(22점)와 로이크 젤레르(16점)가 맹활약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월드리그 4전전패를 포함해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프랑스전 7연패를 이어갔다. 역대 전적은 8승15패. 안방에서 기필코 잡아야 했던 프랑스전에서 연거푸 져 14년 만의 월드리그 결승라운드 진출도 물건너갔다. 세르비아와 원정 2경기를 남겨놓고 있지만, 두 경기 모두 이기더라도 승점이 15점에 지나지 않아 B조 1위 세르비아(18점·6승4패)와 프랑스(17점·6승4패), 아르헨티나(16점·5승5패)를 넘어서기 어렵다.
김호철 감독은 “긴 여행이 아니었으면 안방에서 이보다 더 좋은 경기를 했을텐데 아쉽다”며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가능성을 많이 비친 경기라 생각한다. 서브 리시브 등의 단점을 보완하면 지금의 대표팀이 더 좋게 발전할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은 18~19일 세르비아에서 월드리그 대륙간 리그 마지막 두 경기를 치른다.
천안/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12일 월드리그 B조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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