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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챔피언은 폭우가 두렵지않다

등록 2009-07-12 19:12

 슈퍼 6000 레이스에서 역전 우승한 김의수가 두 팔을 번쩍 들며 기뻐하고 있다.
슈퍼 6000 레이스에서 역전 우승한 김의수가 두 팔을 번쩍 들며 기뻐하고 있다.
씨제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3전
종일 굵은 비가 쏟아졌지만, ‘부앙~’ 굉음을 내며 자동차 엔진들은 연신 불을 뿜어댔다. 카 레이서들은 앞차가 내뿜는 물보라와 곳곳에 도사린 물웅덩이 등 악조건을 견뎌내며 30분 남짓씩 ‘사투’를 벌여야 했다. 12일 2009 씨제이(CJ) 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3전이 열린 강원도 태백 레이싱파크. 장마철 우중에 열린 국내 최대 자동차경주대회의 열기는 여느 때처럼 뜨거웠다.

물보라 헤치고 웅덩이 피하고…성능보다 ‘실력’
탤런트 류시원 출전…일본 여성팬 800명 ‘운집’

■ “빗속 챔피언이 진정한 챔피언” 비가 오면 평소보다 스피드나 브레이크 컨트롤 등 모든 부문에서 70~80% 정도 낮춰서 레이싱을 해야 한다. 최고시속 250㎞를 넘나들던 질주는 이날 220㎞까지 낮춰졌다. 자동차 안에 에어컨이 없어 차 유리가 뿌옇게 되는 바람에, 레이서들은 애를 먹어야 했다. 앞차가 토해내는 물보라 때문에 시야는 더욱 나빠졌다. 코너 부근에 고인 물웅덩이도 발목을 잡았다. 슈퍼 2000/1600에 출전한 여성레이서 이화선은 코너를 돌다가 미끄러져 탈락하기도 했다.

대회 관계자는 “코스 곳곳에 사고 위험성이 있지만 폭우로 대회가 중단되는 경우는 몇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다”고 했다. 평소에는 표면이 매끄러운 타이어를 쓰지만, 우천시에는 미끄럼 방지를 위해 무늬를 새긴 ‘레인 타이어’를 쓴다. 김기홍 지피코리아 대표는 “비가 내릴 때는 차의 성능보다 드라이버 실력이 승부를 좌우한다. 우중전에 강한 드라이버가 진정한 챔피언”이라고 했다.

■ 일본인이 점거한 대회장 올 시즌 개막전 때는 무려 800여명의 일본 여성들이, 레이서로 활약하고 있는 ‘한류스타’ 류시원(팀106)을 보러 태백을 찾았다. 신종 플루와 북한 핵미사일 위협, 비 예보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번 3전에는 300여명의 일본인들이 경기장에 나타나 열기를 높였다. 류시원은 “몇십만 명이 몰리는 일본에 견주면 부족하지만, 평균 300~500명의 일본인들이 온다”며 “한국 팬들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했다.


12일 강원도 태백 레이싱파크에서 열린 2009 CJ 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슈퍼 3800에 출전한 차량들이 폭우를 뚫고 질주하고 있다.
12일 강원도 태백 레이싱파크에서 열린 2009 CJ 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슈퍼 3800에 출전한 차량들이 폭우를 뚫고 질주하고 있다.
1996년 면허를 따 97년부터 카레이서로 활약하고 있는 탤런트 류시원. 슈퍼 3800 부문에 출전한 그는 “(자동차 경주는) 단순히 운전만이 아니다. 차를 타는 동안 오로지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다“며 “집중력을 키우고, 마인드 컨트롤을 배우는 데는 이것만한 게 없다. 연예계 생활에도 도움을 준다”고 예찬론을 폈다.


지난 2월 ‘팀106’을 창단해 감독 겸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류시원은 “12년째 즐기다보니 자동차경주는 취미생활이 아니라 나만의 스포츠가 됐다”고 했다. ‘제너시스 쿠퍼’ 개조차량으로 경기를 치른 슈퍼 3800에서 류시원은 전체 17명 중 9위를 기록했다. 1위는 김중군(에쓰오일 레이싱).

■ 라세티 대 i-30 대결 관심 이날 열린 4개 부문 경기 중 가장 경량급인 슈퍼 2000/1600 결승에서는, 지엠대우의 라세티와 현대자동차의 i-30 개조차량이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벌였다. 결국 라세티를 몬 이재우(지엠대우)가 31분57초124로 골인해, i-30을 몬 조항우(인디고레이싱) 등의 추격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태백 레이싱파크 트랙길이는 2.5㎞. 부문별로 25바퀴씩 돌아 각각 챔피언을 가린다. ‘한국형 스톡카’(배기량 6000㏄)를 가지고 경쟁을 벌인 슈퍼 6000에서는, 1·2전 챔피언 김의수(CJ레이싱)가 후반 황진우(현대레이싱)에 역전극을 펼치며 우승했다. 31분04초529. 김의수는 “비올 때 가속기나 브레이크 한 번만 잘못 밟아도 차가 날라가버린다”며 “맑은 날보다 3배 이상 신경을 써야 한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태백/글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사진 지피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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