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5종 ‘올림픽 금’ 정조준
세계청소년선수권 금 4개
개인·단체·계주·혼성 석권
6년전부터 새 규칙 적응 성과
개인·단체·계주·혼성 석권
6년전부터 새 규칙 적응 성과
한국 근대5종 청소년대표팀이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한국은 지난 12일 대만 가오슝에서 막을 내린 2009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7개 가운데 4개를 쓸어담으며 기적에 가까운 성과를 올렸다. 특히 남자는 개인전과 단체전, 계주, 그리고 여자선수와 짝을 이룬 혼성계주까지 금메달 4개를 싹쓸이 했고, 개인전에서도 1·2·4위를 차지했다. 4위는 3위와 불과 0.02초 차이라 개인전 금·은·동메달도 싹쓸이 할 뻔했다.
한국 근대5종이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회에 참가했다가 13일 귀국한 정동국 한국근대5종연맹 사무국장은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정도로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헝가리, 벨로루시 등 동구권 국가들이 주도하던 국제 근대5종계의 흐름을 한국이 완전히 바꿔놓은 것이다.
이런 ‘한국의 기적’에는 비밀이 숨어 있다. 무엇보다 한국은 국제 경기방식의 변화에 일찌감치 대처했다. 근대5종은 올림픽 퇴출 종목으로 거론되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는 일단 잔류하게 됐다. 국제근대5종연맹(UIPM)은 자구책으로 기존 사격-펜싱-수영-승마-육상 등 5종목 경기를 차례로 치르던 경기 방식에서 사격과 육상을 복합경기로 바꾸고 올해부터 새 방식을 채택했다. 스키와 사격을 동시에 하는 바이애슬론처럼 사격과 육상을 함께 하는 것으로, 펜싱-수영-승마 경기 뒤 사격 표적 5개를 쏜 뒤 1㎞를 달리고, 다시 5개 표적을 맞히고 나서 1㎞를 달리는 식이다.
한국은 이미 이런 변화를 감지하고 몇 해 전부터 대비해 왔다.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 때 남녀계주 경기에서 처음으로 복합경기 방식을 도입했고, 해마다 두 차례 정도 국내 대회를 이 방식으로 치러왔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청소년 대표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복합경기를 경험해 이 방식에 익숙하다.
스포츠외교도 한 몫 했다. 대한근대5종연맹 최재덕 회장과 최귀승 부회장 등 두 국제연맹 집행위원이 경기 방식 변경에 발벗고 나섰다. 변화를 꺼리던 기존 근대5종 강국들은 국제적인 대세에 따라 경기 방식 변경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연맹은 경기 방식의 변화에 맞춰 꿈나무도 육성했다. 청소년 유망주들을 일찌감치 발굴해 2년 전부터 집중적으로 훈련시켰다. 이번에 금메달 4개를 일군 남자팀 안지훈, 정진화, 황우진(이상 한국체대), 정훤호(서원대)와 혼성계주 금메달리스트인 여자팀 양수진(한국체대) 등이 그들이다.
정동국 사무국장은 “시니어만 육성하다보니 어린 선수들이 성적을 이어가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니어와 주니어를 함께 훈련시킨 것이 큰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세계 최고 기량의 청소년대표 선수들은 내년 싱가포르 유스올림픽 무더기 금메달 및 2012년 런던에서 사상 첫 올림픽 메달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사진 한국근대5종연맹 제공, 연합뉴스
근대5종 ‘올림픽 금’ 정조준
세계 최고 기량의 청소년대표 선수들은 내년 싱가포르 유스올림픽 무더기 금메달 및 2012년 런던에서 사상 첫 올림픽 메달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사진 한국근대5종연맹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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