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삼성생명 유승민, 주세혁, KT&G 오상은, 김정훈.
[맞수열전] 실업탁구 남자부 삼성생명·KT&G
“요즘 케이티앤지(KT&G) 너무 잘해요. 그 팀과 만나면 전혀 승부를 예측할 수 없어요.”(강문수 삼성생명 감독)
“삼성생명에는 유승민과 주세혁이 있지만, 우리 팀에는 오상은과 김정훈이 있지 않습니까? 오는 9월 탁구 슈퍼리그 때 다시 한 번 멋진 승부가 펼쳐질 겁니다.”(서상길 KT&G 감독)
실업탁구 남자부 전통의 명가 삼성생명과 케이티앤지. 최근 2년 사이, 두 팀의 라이벌전으로 국내 탁구무대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2007년까지만 해도 삼성생명의 독무대나 마찬가지였다. 1998년부터 2004년까지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인 전국종합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체전 7연패를 이뤘고, 2005년 상무에 져 연승 행진이 멈췄지만 올 초 다시 4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케이티앤지가 주요 대회 결승에서 번번이 삼성생명의 덜미를 잡으며 ‘천적’으로 등장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처음 창설된 세미프로리그인 탁구 슈퍼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케이티앤지는 삼성생명을 상대로 2승1패를 기록하며 초대 챔프에 올랐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도 삼성생명을 제치고 우승트로피를 가져갔다.
최근 2년 동안 3차례 결승에서 맞붙어 2승1패로 케이티앤지의 우세. 삼성생명은 지난해 8월 대통령기에서 케이티앤지를 누르고 우승해 자존심을 세웠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삼성생명의 전신은 1979년 2월 창단된 제일합섬. 제일합섭은 1980년대 한국 남자탁구의 ‘기린아’ 김완 김기택을 배출해 전성기를 이뤘다. 케이티앤지의 전신은 대우증권. 대우그룹 파산으로 2001년 3월 대우증권 남자탁구팀을 케이티앤지가 떠맡으면서 이름이 바뀌었다. 1990년대 초반 당시 대우증권은 김택수, 강희찬을 앞세워 실업무대를 평정했다. 삼성생명은 과거 김기택, 김완이 은퇴하면서 팀이 약화됐지만, ‘신동’ 유승민을 스카우트하면서 이철승 등 막강 전력으로 2000년대 다시 강자로 군림해왔다.
라이벌이지만 두 팀 감독의 인연도 깊다. 1980년부터 코치와 감독으로 29년 동안 삼성생명을 이끌어온 강문수 감독은, 서상길 감독의 2년 직속 후배. 둘은 나란히 경주 황남초등학교, 경주중, 대구 중앙상고 출신으로 실업팀도 똑같이 전매청을 거쳤다. 그러나 강 감독은 강한 카리스마, 서 감독은 외유내강형의 지도 스타일로 사뭇 다르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삼성생명이 앞선다. 삼성생명은 요즘 한창 물이 오른 ‘수비의 달인’ 주세혁(세계 8위)과 유승민(세계 19위)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케이티앤지에는 국가대표팀 맏형 오상은(세계 10위)과 국내 강자 김정훈(세계 40위)이 포진해있다.
4단식 1복식으로 치러지는 남자단체전에서 케이티앤지가 강한 것은 오상은-김정훈의 복식조가 국내 최강이기 때문이다. 서상길 감독은 “최근 복식에서 진 적이 없다”며 “복식이 강하니까 오더 짜기도 편하다”고 했다. 2004 아테네올림픽 이후 유승민이 부진한 것도 삼성생명이 약해진 요인이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도 유승민이 김정훈에 지면서 우승을 놓쳤다. 그러나 주세혁이 최근 국내 에이스로 올라가면서 삼성생명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단체전에서는 에이스급 2명과 복식 외에 팀의 3·4번 선수가 승부의 열쇠가 되기도 한다. 삼성생명은 윤재영-이진권, 케이티앤지는 임재현-강동훈이다. 강문수 감독은 “복식은 우리가 약하지만, 3·4장은 우리가 낫다”며 “유승민이 부상에서 돌아와 컨디션을 찾고 있는 만큼, 올해 슈퍼리그에서는 반드시 지난해 패배를 설욕하겠다”고 별렀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4단식 1복식으로 치러지는 남자단체전에서 케이티앤지가 강한 것은 오상은-김정훈의 복식조가 국내 최강이기 때문이다. 서상길 감독은 “최근 복식에서 진 적이 없다”며 “복식이 강하니까 오더 짜기도 편하다”고 했다. 2004 아테네올림픽 이후 유승민이 부진한 것도 삼성생명이 약해진 요인이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도 유승민이 김정훈에 지면서 우승을 놓쳤다. 그러나 주세혁이 최근 국내 에이스로 올라가면서 삼성생명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단체전에서는 에이스급 2명과 복식 외에 팀의 3·4번 선수가 승부의 열쇠가 되기도 한다. 삼성생명은 윤재영-이진권, 케이티앤지는 임재현-강동훈이다. 강문수 감독은 “복식은 우리가 약하지만, 3·4장은 우리가 낫다”며 “유승민이 부상에서 돌아와 컨디션을 찾고 있는 만큼, 올해 슈퍼리그에서는 반드시 지난해 패배를 설욕하겠다”고 별렀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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